러시아산 백신효과 미국산보다 우월하다는데...푸틴은 "접종 No", 왜?

입력 2020-11-25 10:06수정 2020-11-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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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IF “스푸트니크V 예방 효과 91.4~95%”
크렘린 대변인 “대통령이 임상 시험 참가자 될 순 없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열린 외교관 임명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모스크바/EPA연합뉴스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자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감염 예방효과에서도 미국산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산 백신 접종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초의 코로나19 백신으로 알려진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개발에 자금을 지원한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이날 “스푸트니크V의 임상 3상 시험 중간 분석 결과, 예방 효과가 91.4%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RDIF는 “첫 번째 접종 후 28일, 두 번째 접종 후 7일째에는 백신 효능이 91.4%로 나왔지만, 첫 번째 접종 후 42일, 두 번째 접종 후 21일 째에는 95% 이상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보다 예방 효과가 더 높다.

RDIF 측은 “브라질과 이집트, 멕시코 등 20개국이 러시아와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며 “12억 회분을 주문했다”고 했다. 스푸트니크V의 가격은 회당 10달러(약 1만 원) 이하로 책정될 예정이다. 러시아 국민은 무료로 2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정작 푸틴 대통령은 스푸트니크V를 맞지 않았다. 8월 스푸트니크V의 사용을 승인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내 딸도 백신을 맞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대통령이 임상 시험 참가자가 될 순 없다”며 “인증되지 않은 백신을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인증된(certificated)’ 백신과 ‘승인받은(approved)’ 백신의 차이를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는 “러시아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의 일반 접종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며 “모든 인증 절차가 끝나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백신 접종에 관해 언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는 스푸트니크V 백신을 승인하면서 일반인 대상 접종을 허가했지만, 아직 시행하지는 않았다. 앞서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는 내년부터 일반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기도 전에 승인을 받아 안전성 우려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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