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백지화…'지역갈등 재연·민원 봇물' 불가피

입력 2020-11-1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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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보궐선거 의식한 정치권 판단 개입 '거센 비난'
선거 앞둔 야권도 반대 목소리엔 소극적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해신공항 사업이 백지화되면서 또 다시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부울경·PK) 지역 간 갈등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제기된다.

가덕도와 경남 밀양이 신공항안을 두고 격돌했던 사태가 또다시 벌어지는 것은 물론 그 외 지자체의 민원 움직임이 활발해 질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여권이 추진 중인 가덕도 신공항 사업 쪽에 정치권 판단이 개입됐다는 거센 비판이 나온다. 2006년부터 14년간 정치권이 검증만 수차례 되풀이하며 민심 호소용으로 '신공항 카드'를 활용했다는 비난을 이번에도 비켜 갈 수 없게 됐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은 가덕도에 신공항을 신속하게 건설하기 위한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PK 의원들을 중심으로 특별법 발의 준비를 마쳤다. 인천공항도 특별법으로 만들었으니 가덕도 신공항 역시 2030년 부산등록엑스포에 앞서 사전에 개항해야 한다는 것.

이낙연 민주당 대표 등 당 지도부는 17일 국회에서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 위한 긴급 대책회의’ 열고 가덕도 신공항 힘 싣기에도 나섰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오래전부터 가덕도 신공항 지지 의사를 밝혔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검토 의사를 밝혔다"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합법적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는 일"이라며 "PK 시도민들께 더이상의 희망 고문은 없도록 법적 보완과 신속한 조사 등을 포함한 다양하고 광범한 준비가 필요하고 이에 부응하도록 당이 꼼꼼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법 제정에 대해서는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이미 지자체에서 준비한 초안들을 기초로 해 최대한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에 이르면 다음 주 중 제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야권 역시 보궐선거를 앞둔 만큼 신공항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내부적으로 엇박자라는 평가는 나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민생정책 간담회에서 "지난 4년간 5개 광역단체 합의, 세계적 전문기관 용역으로 확정된 걸 무산시키는 게 월성 원전 폐쇄와 흡사하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론 동남권 공항의 필요성은 공감하되, 정치권의 입맛대로 바뀌는 잣대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정치권이 선거 때마다 지역 표심을 위해 내세웠던 '신공항' 공약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해버린 사례들도 많다. 김영삼 정부 당시 착공된 양양공항과 김대중 정부 때 추진된 무안공항 등은 모두 만년 적자를 기록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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