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 시총, 10경6245조 원 지난달 말보다 9.2%↑ 5~11일 주식펀드에 몰린 자금 445억 달러
세계의 투자 자금이 주식으로 흘러들고 있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화이자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성공적인 임상시험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86개국 증시의 시가총액을 집계한 결과, 12일 시점에 세계 증시 시총은 95조4162억 달러(10경6245조 원)로 신고가를 다시 썼다.
세계 증시 시총은 지난달 13일 92조8050억 달러로 고점을 찍었다가 코로나19 재확산과 미국 대선 불확실성 등의 여파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고,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의 중간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화이자가 9일 백신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라고 발표하자 뉴욕증시의 S&P500지수는 장중 최고치인 3645.99까지 올랐다. S&P500지수는 이달에만 9% 이상 뛰었다.
유럽 주요국 증시의 시총 증가율은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이달 헝가리와 스페인은 시총 증가율이 각각 23.4%와 20.2%였고, 프랑스와 벨기에, 아일랜드도 17%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한국은 시총 증가율이 11%를 기록해 86개국 중 28위에 올랐다.
주식연동형 펀드에도 자금이 몰렸다. 시장조사업체 EPFR글로벌에 따르면 5~11일 1주일 간 전 세계 주식펀드에 모인 자금은 445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EPFR가 자료 조사를 시작한 이후 주간 기준 최대 규모다. 이 중 320억 달러는 미국 주식펀드에 유입된 것으로, 2000년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주식펀드에 유입된 자본 대부분은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들에게서 나왔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의 자금 투입 규모는 411억 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개인 투자자의 주식펀드 투자 규모는 33억 달러에 불과했다.
존 노만드 JP모건 투자 전략가는 “미국 증시는 수년간 이어질 랠리를 위한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바이든의 승리가 골디락스(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최적의 상태) 국면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S&P500지수가 내년 초까지 12% 올라 4000선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BCA리서치의 맷 거트켄 투자 전략가는 “미국 대선에 이어 화이자의 백신 발표로 증시 정상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며 “백신을 보급하는 데 시간은 걸리겠지만, 세계 경제는 내년에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