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포상 신청 후 탈락… 올해 4월 재신청
지난달 13일 세상을 떠난 고(故) 이기을 연세대 명예교수가 독립유공자로 선정됐다. 이 교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시아버지로 ‘중앙고보 5인 독서회 사건’에 가담하는 등 항일 운동에 앞장섰다.
함경남도 북청군 출신인 이 교수는 고교 재학 시절인 1940년 10월 '중앙고보 5인 독서회' 사건에 가담했다. 5인 독서회는 이 교수와 노국환, 조성훈, 황종갑, 유영하 등 중앙고보 4학년생 5명이 만든 조직이다. 고 최복현 선생의 지도로 민족정기를 고취하고 독립운동에 힘쓴다는 목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5인 독서회는 정인보, 김성수, 송진우 등 당대 걸출한 지식인으로부터 국제정세와 조국독립에 관한 강의를 듣는 등 독서회 운동을 진행했다. 활동을 한창 진행하던 당시 황종갑의 연락편지가 일본 경찰의 검열에 발각됐다. 해당 사건으로 이 교수는 검거됐고 함흥교도소에서 몇 달간 옥살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석방 후인 1943년 연희전문학교(연세대 전신) 상과에 입학했다. 이후 그해 말 일본군 학병이 됐고 1945년 일본에서 해방을 맞았다. 해방 후에는 1947년 연희전문, 1952년 연대 상경대를 졸업하고 1955년부터 1989년까지 연세대 교수로 재직했다.
고인은 1983년에도 독립유공자 포상 신청을 했으나 탈락했다. 이후 올해 4월 신청서를 다시 냈고 7개월 만에 독립유공자로 인정됐다. 1983년과 포상 심사 기준이 달라진 덕으로 보인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이 교수의 독립유공자 포상 대상자 선정 안건은 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대통령 표창은 17일 순국선열의 날에 유족에게 수여될 예정이다. 유족은 이번 훈격 인정으로 매월 74만3000원의 보훈 급여를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