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CEO, ‘코로나19 백신 예방효과 90%’ 발표 당일 주식 62억원 매각

입력 2020-11-12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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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규정에 맞춰 정해진 계획대로 매각”
여전히 팬데믹 기간 백신 개발사 임원의 자사주 매각은 논란 대상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2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주 초 자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90% 이상의 예방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당일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을 빚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볼라 CEO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호재로 자사 주가가 15% 가까이 폭등했던 지난 9일 총 560만 달러(약 62억 원)어치 자사주를 매각했다.

그는 당시 13만2508주를 주당 평균 41.94달러에 팔았다. 화이자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불라 CEO는 SEC 규정인 ‘10b5-1’에 따라 8월 19일 설정한 계획에 의거, 9일 주식을 매각했다. 해당 규정은 내부자 거래 논란을 막기 위해 기업 내부자가 미리 정해진 가격이나 날짜에 주식을 매각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다.

불라가 자사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데이터를 언제 알게 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화이자의 백신 연구·개발(R&D) 책임자인 캐서린 잰슨 수석부사장은 8일 오후 1시께 그 결과를 뉴욕타임스(NYT)에 밝혔다.

매각한 주식은 불라가 직간접적으로 소유한 화이자 주식의 61.8%에 달했다고 CNBC는 설명했다. 불라는 아직 8만1812주를 소유하고 있다. 화이자는 성명에서 CEO의 자사주 매각 사실을 확인하면서 “불라는 화이자에서 25년 이상 근무했다”며 “이에 각종 스톡옵션으로 우리 회사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번 주 매각에도 그가 보유한 주식은 연봉보다 약 9배 많다”고 설명했다.

불라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동안 회사 주식을 현금화한 최초의 제약사나 생명공학업체 임원은 아니다. 또 다른 백신을 개발 중인 생명공학회사 모더나의 고위급 경영진 5명은 올 들어 자사 주가가 300% 이상 급등하자 올해 총 8000만 달러 이상의 보유 주식을 팔았다.

다만 화이자 주가는 올 들어 지금까지 2% 이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을 시장에 내놓아도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제이 클레이튼 SEC 위원장은 지난 5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팬데믹이 초래한 변동성 속에서 공적인 기업의 임원이라면 적절하게 처신할 것을 요청한다”며 “왜 부적절한 행동을 한다는 의혹을 사려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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