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의 선택] 트럼프의 ‘불법투표’ 주장, 현지 언론의 팩트체크 결과는

입력 2020-11-0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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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USA투데이 “사실 아닌 발언 많았다”
“경합주 개표 시스템, 민주당원이 운영”→ 거짓
“미시간에서 출처 모를 바이든 표 급증”→ 오타로 인한 해프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위해 워싱턴D.C. 백악관의 브리핑룸으로 들어오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전투표는 불법투표”라고 선언한 가운데, AP통신과 USA투데이 등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틀린 것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경합주에서 자신이 승리했으며 경합주의 선거 책임자가 민주당원이라고 비난했지만 이러한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아직 개표를 진행하고 있는 주가 있다”며 “개표 시스템을 모두 민주당원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USA투데이의 팩트체크 결과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의 국무장관은 민주당 소속이 맞지만, 조지아와 네바다의 국무장관은 공화당 소속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미시간에서 이겼고, 위스콘신에서도 훌륭하게 잘 해냈지만, 결과는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긴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투표를 두고 믿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자 지지자들이 현장투표에 많이 참여했고, 그 결과 개표 초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세했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불법 투표임을 입증할) 많은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P통신의 팩트체크 결과 미시간과 조지아 등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했던 법원에서는 제대로 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소송이 기각당했으며 트럼프 캠프는 아직 믿을만한 증거를 내놓지 않았다.

미시간에서 갑자기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표가 급증했음에도 아무도 그 표가 어디서 온 것인지 모른다는 주장은 오타로 인한 해프닝이었다. 트위터가 선거 결과 공표 매체 중 하나로 선거 예측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를 선정했는데, 디시전데스크HQ가 미시간 시아와세카운티의 바이든 표를 15만3710표라고 잘못 표기했다. 15분 만에 1만5371표로 수정됐지만, 트윗이 퍼지면서 바이든 후보의 표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 의혹을 그대로 반복했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선거 참관인이 없는 상태로 개표를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디트로이트 컨벤션센터에는 134개의 개표 보드로 나눠서 사전투표 용지를 처리한다. 각 개표 보드마다 공화당과 민주당 측 참관인이 각각 1명씩 있다. 컨벤션센터의 일부 창문이 가려진 것은 외부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데다 사람들이 선거관리위원의 얼굴을 허락 없이 찍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디트로이트 측은 설명했다. 시위대가 몰려들지 않은 쪽의 창문은 개표 상황을 외부에서도 지켜볼 수 있도록 개방된 상태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확인할 수 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조지아에서 파이프 폭발사고가 일어났는데, 개표소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는데도 계산을 중단해 그사이에 많은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조지아에서는 3일 폭발사고가 발생해 2시간가량 개표가 지연되기는 했지만, 투표용지가 손상됐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일 이후에 기표한 선거용지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선거일까지 우편 접수를 한 선거용지가 계속 들어오고는 있지만, 선거일 이후에 접수된 용지가 개표소에서 처리됐다는 증거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편투표는 매우 부패한 시스템”이라거나 “수천만 건의 투표용지가 신원확인도 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전달됐다”는 발언 역시 일방적인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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