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라임 브로커, 중견그룹 회장 소개로 이종필 만났다”

입력 2020-1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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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CIO)이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국내 한 중견그룹 회장 A 씨가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검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금품을 받은 브로커 엄모 씨를 이종필(42ㆍ구속) 전 부사장에게 소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여권 유력 정치인의 측근 행세를 한 엄 씨는 올해 2월까지 B 그룹 계열사의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엄 씨는 이 시기에 A 씨를 통해 이 전 부사장을 알게 됐다.

엄 씨는 국내 유명 대기업을 거쳐 2018년 B 그룹에 합류해 미래전략사업본부장, 회장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B 그룹 내에서도 A 씨의 신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엄 씨는 올해 초 B 그룹이 인수한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잠깐 맡기도 했다.

A 씨는 2014년부터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계열사를 빠르게 확대했다. M&A 시장에서도 이른바 '큰 손'으로 통한다.

A 씨가 이 전 부사장과 어떤 관계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B 그룹은 이와 관련해 취재를 거절했다.

B 그룹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파악하고 있는 바는 없다"고 말했다.

A 씨가 엄 씨와 이 전 부사장의 연결고리라는 점은 엄 씨의 재판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이환승)는 지난달 1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엄 씨의 선고공판을 열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추징금 5000만 원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A 씨를 통해 소개받은 이 전 부사장에게 금감원에 대한 알선·청탁 명목의 돈을 요구했다"면서 "정치적 배경을 얘기하면서 금전적 이득을 취득하려 한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엄 씨는 지난해 9월 금감원 검사 조기 종결을 청탁ㆍ알선해 준다는 명목으로 이 전 부사장에게 5000만 원을 받은 혐의가 있다.

엄 씨는 이 전 부사장의 청탁을 받고 금감원을 찾아가 라임 검사 담당 국장과 수석검사역에게 '박범계 민주당 의원 정무특보' 명함을 건네며 선처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엄 씨는 또 자신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경제특보라고 말하고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검찰은 라임 펀드 핵심 인물과 각종 비리 연루자들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긴 데 이어 펀드 판매창구인 은행·증권사들을 상대로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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