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울·부산시장 공천 결정에…야권 “왜 그러냐…천벌 있을 것”

입력 2020-10-29 16:56수정 2020-10-2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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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오거돈 빈자리… 민주당 당헌 따르면 사실상 후보 못내
이낙연, 정책 의총서 "당헌 개정 통해 후보 추천하겠다" 밝혀
김종인 "약속 파기", 주호영 "그럴 줄 알았다", 정의당 “왜 그러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19차 온택트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자를 공천하기로 방침을 정하자, 국민의힘 등 야권은 민주당의 행태가 비겁하다며 후보자를 내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자와 관련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당 소속이었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시장직을 내려놨기에 내년 보궐선거에서 후보자를 낼 수 없다.

민주당 당헌 96조 2항에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후보 공천을 가로막던 당헌도 개정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후보 추천의 길을 열 수 있는 당헌 개정 여부를 전 당원 투표에 붙여 결정하기로 했다”며 “오랫동안 당 안팎의 의견을 폭넓게 들었다”며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 아래)과 국회의원, 전북 기초단체장들이 29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전북 동행 국회의원·전북 기초단체장 정책 협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이 같은 결정에 반발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전북에서 일정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당헌당규에 자책 사유가 있어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파기한 것"이라며 민주당의 후보자 공천 결정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그렇게 할 줄 알았다"며 "온갖 비양심은 다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 당원 투표의 결론은 뻔하다"며 "천벌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국민과 한 약속을 어기고 끝까지 공천을 강행한다면 국민께서 심판할 것”이라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공당의 도리를 다하고 싶다면 국민에게 진정으로 사죄한다면 후보를 내어서는 안 된다”며 “차라리 꼭 후보를 내야겠다고 솔직해지라”고 덧붙였다.

정의당 역시 민주당의 결정을 비판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 도대체 왜 그러시냐”며 “오늘의 결정으로 집권 여당의 통 큰 책임정치를 기대했던 국민을 어리석은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전 당원 투표 후 일정 절차를 거쳐 당헌 개정을 완료할 전망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여러 고심이 있었지만 공당이자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한 정치적 결단”이라며 후보자 공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토요일과 일요일에 온라인 투표를 하고 결과가 나오는 대로 당무위를 소집해 안건을 토의에 부치고 연이어 중앙위를 개최해 당헌을 개선하는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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