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별세]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 변수는 '재판'ㆍ'보험법'

입력 2020-10-2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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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전문가 "우려들 이미 삼성전가 주가 반영...외국인 투자자 이탈 희미"

▲삼성물산 지배구조도 (자료 신한금융투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타계하면서 삼성그룹 자산 상속 및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6월 말 기준 핵심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삼성SDS 9701주(0.0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주식 가치는 16조9000억 원에 달하며 국내 1위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 17.48%, 삼성SDS 9.20%, 삼성엔지니어링 1.54%, 삼성전자 0.70%, 삼성생명 0.09%, 삼성화재 0.0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회장의 아내인 홍라희 여사는 삼성전자의 0.91%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삼성물산 5.55%, 삼성SDS 3.9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삼성물산 5.55%, 삼성SDS 3.90%의 지분을 보유하는 중이다.

공정거래법상 삼성그룹의 총수는 이미 이 부회장이다. 2018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그룹의 동일인(총수)을 고(故) 이 회장에서 이 부회장으로 변경했다. 공정위 판단에 따라 사실상 삼성물산이 지주역할을 하는데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이 구조는 더욱 공고해졌다.

다만 지배구조 고리마다 변수가 있다. 일단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법 위반 여부를 가릴 재판이다. 검찰은 삼성물산 주식은 없고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던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도록 합병 비율이 산정됐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의 법원 결정에 따라 합병에 따른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삼성생명법'도 변수다. 이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 자산 비율을 산정할 때 주식 '취득 당시 가격'이 아닌 '현재 시장 가격'으로 바꾸는 내용이다. 이 법안이 통과하면 총자산 3% 이내로만 대주주나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도록 하기 때문에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8.5% 가운데 상당 부분을 매각해야 한다. 경제계에선 '삼성생명법'과 관련 이 부회장이 아버지의 삼성전자 지분(4.18%)을 온전히 물려받지 못하면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15년 6월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문제에 어깃장 놓은 것과 같은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단 지적이다.

이 회장의 별세로 지배구조, 상속세, 이 부회장 승계 등 우려가 터지고 있지만 증권 전문가들은 앞선 우려들이 이미 삼성전자 주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과 주가 급락이 번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장마감 기준 외국인 주식 보유비율이 56.16%에 달한다. 이는 같은 날 국내 주식시장 전체 외국인 주식보유 비율(31.54%) 대비 24.62%포인트(p) 높은 수치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을 제고하는 만큼 주식 절반 이상을 외국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주가에서도 이에 따른 영향을 받아왔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투자자들은 투자기회가 되어야 포지션 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삼성 측은 이미 이재용 부회장 중심으로 지분이 상당히 넘어온 상태에서 조정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배구조 변동 이슈가 있겠으나, 지난 2014~2015년과 같은 이슈는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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