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코스피 데뷔’에 외신도 주목…NYT “충성 아미가 대박상장 비장의 무기”

입력 2020-10-1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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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투자자들은 BTS나 빅히트뿐 아니라 '아미'를 보고 투자”
아미, 단순한 BTS 지지 넘어 적극 지원 활동 나서
과도한 의존도 등 투자 우려 있지만 월드 투어에 기대

▲방탄소년단(BTS)이 10일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 현장에서 아미들과 공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미는 CEO 없는 주식회사 같다”

미국 빌보드 차트 정상을 정복한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코스피 데뷔에 해외 언론들도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증시로까지 이어지는 BTS의 폭발적인 인기 비결을 집중 조명했다.

NYT는 “BTS의 충성스러운 팬인 '아미(Army)'가 40억 달러(약 4조5788억 원) 규모에 이르는 빅히트 기업공개(IPO) 성공의 비밀무기”라며 “투자자들은 BTS나 빅히트뿐 아니라 거대 팬덤 생태계(아미)를 보고 투자한다”고 전했다. 팬들은 자체적으로 가상 만남을 진행하고 언론 보도를 위해 지역 라디오 방송국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돈 한 푼 받지 않고 BTS 홍보를 위한 다양한 활동에 발 벗고 나선 아미들이 없었다면 BTS와 빅히트가 지금처럼 수십억 달러 가치를 지닌 기업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NYT의 분석이다. 아미들은 BTS 관련 콘텐츠를 영어 등 외국어로 번역하는 것부터 광고 게시와 소셜미디어 행사 진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수행한다. 해외 팬 연합 계정(@btsanalytics)은 BTS의 앨범 판매량과 유튜브 관련 영상 조회 수, 스트리밍 횟수 등을 공유하는데, 팔로어 수가 250만 명에 달한다. 팬들은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다음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한다.

아미 중에는 자신의 직업적 특성을 활용해 ‘덕질(팬 활동)’을 하는 이들도 있다. 변호사 아미가 다른 팬들에게 법적 조언을 해주는 식이다. 이번 빅히트 상장을 앞두고 투자 경험이 있는 팬들이 주식 투자에 대해 가르쳐주기도 했다. 아이돌 팬은 보통 10대 소녀들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아미는 나이와 인종, 종교, 국적이 다양해 이러한 팬들 간의 상호 작용이 가능하다.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아미 애슐리 해크워스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아미는 책임자와 최고경영자(CEO)가 없는 주식회사 같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가수를 좋아하고 동경하는 것을 넘어서 성장을 위해 함께 뛴다는 점이 아미를 '주식회사'에 비유하는 이유다. BTS와 아미 현상을 연구한 니콜 산테로는 “아미들은 BTS가 자신들의 삶을 바꾼 무엇인가를 대표한다고 느낀다”며 “아미가 BTS를 지원하는 것은 (아미들이 느낀 것을) 그들에게 되돌려주는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아이돌이 주력 산업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아이돌은 활동 수명이 길지 않은 데다 BTS의 병역 문제까지 남아있기 때문이다. 빅히트가 과도하게 BTS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빅히트는 BTS의 동생 그룹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를 데뷔시키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며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에서 BTS가 차지하는 비중은 88%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의존도가 97%를 넘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월드 투어(순회 공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라인 콘서트가 진행됐지만, BTS의 월드 투어는 연간 35억 달러가 넘는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15일 코스피 개장 후 ‘따상(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작해 상한가로 직행하는 것)’을 달성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시가총액 30위에 올랐다. 빅히트는 시초가 대비 27% 이상 상승한 주당 34만 원대에 거래를 시작했다. 창업자 방시혁의 자산은 38억 달러로 증가, 단숨에 국내 6위 부호로 뛰어올랐다. BTS 멤버들의 지분 가치도 상승했다. 앞서 방 대표는 8월 초 보통주 총 478만8695주를 멤버 7명에게 균등하게 지급했는데, 이들의 지분 가치는 따상 기준으로 각 240억 원이었다. 공모가로만 계산해도 92억32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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