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무인점포’ 국내 1호 스마트슈퍼 '형제슈퍼' 문 열었다

입력 2020-10-1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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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800곳ㆍ2025년까지 전국 4000곳 개점…CCTV 통제ㆍ안면인식기술 도입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달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에서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스마트 대한민국'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당시 박 장관이 '스마트 상점'에 대해 소개하는 장면. (고이란 기자 photoeran@)

▲스마트슈퍼 점포모델 내부 (중기부 제공)

낮에는 관리자가 슈퍼를 운영하지만 심야 시간에는 CCTV와 안면인식 기술 등으로 점포를 무인관리하는 '스마트슈퍼'가 국내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동네마트가 최첨단 '스마트슈퍼'로 탈바꿈한 배경에는 소상공인도 '저녁 있는 삶'을 누려야 한다는 노동환경 변화와 관리자가 없어도 손님이 스스로 쇼핑하고,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최첨단 IT 기술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

다만 무인점포를 운영하며 발생하는 주류ㆍ담배 등의 판매와 도난ㆍ분실 문제에 대해선 추가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5일 서울 동작구에 있는 '형제슈퍼'에서 스마트슈퍼 1호점 개점 행사를 열고, 비대면 소비 확대 등 유통환경 변화 대응과 스마트 대한민국을 위한 소상공인 디지털 대전환을 위한 '스마트슈퍼 육성 정책'을 소개했다.

행사에는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참석해 스마트슈퍼 1호점 현판식에 이어 무인 출입과 셀프계산 등 스마트기술을 시연했다. 박 장관은 김성영 이마트24 대표, 이창우 동작구청장, 임원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 최창우 한국나들가게연합회장 등 참석자들과 함께 동네슈퍼 스마트화 추진을 위한 간담회도 가졌다. 이마트24는 시범점포(1·2호점) 구축·운영에 스마트기술 도입과 운영기법을 전수한다.

동네슈퍼는 전국에 약 5만여 개가 운영 중인 대표적 서민 업종으로 하루 16시간 이상 운영 등 경영 여건과 삶의 질이 매우 취약한 상태다. 자본력과 정보 부족으로 코로나19 후 급격히 진행 중인 비대면‧디지털화 등 유통환경 변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6년 5만8972개에서 2018년 5만1943개로 연평균 6.0%씩 줄어들고 있다.

나들가게 육성 정책 이후 10여 년 만에 도입되는 ‘스마트슈퍼’는 낮에는 유인으로 심야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혼합형(하이브리드형) 무인점포다. 무인 출입장비, 무인 계산대, 보안시스템 등 스마트기술‧장비 도입과 디지털 경영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동네슈퍼 모델이다.

무인 점포에서는 구매자 확인이 어려워 판매가 안 되는 제품(담배, 주류)군이 발생하기 때문에 구매자 신분 확인을 위한 대체 기술 개발도 이뤄진다. 심야 무인판매 시간에는 담배와 주류를 자판기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슈퍼 1호점인 형제슈퍼 최제형(60) 대표는 “전국 동네슈퍼를 대표해 스마트슈퍼 1호점을 개점하게 돼 기쁘다”며 “동네슈퍼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주신 정부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아내와 함께 열심히 노력해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지난 2012년 형제슈퍼를 열었으며, 그간 아내와 함께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영업을 해왔다. 오픈 준비 등을 합치면 하루 16시간 가까이 일을 했던 셈이다.

▲스마트슈퍼 안내도 (중기부 제공)

◇2025년까지 '스마트슈퍼' 4000곳 개점ㆍ배달앱 배송서비스 개시

중기부는 지난 9월 마련한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방안으로 ‘스마트슈퍼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당장 내년 말까지 전국 800곳의 스마트슈퍼를 열고, 2025년까지 스마트슈퍼 4000곳을 새롭게 육성한다.

상권 특성과 매장 규모 등에 맞춰 최소 3가지 점포 모델을 마련해 디지털 기술 및 코디 컨설팅 패키지 지원과 함께 시설 개선을 위한 저금리 융자도 점포당 최대 5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동네슈퍼의 경우 점주 연령대가 높은 것을 감안해 올해 말까지 구축되는 5개 시범점포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운영체계 중심으로 구현할 계획이다.

나들가게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는 온라인 상품공급망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정간편식, 로컬푸드 등 신규 제품군도 확대한다. 심야 무인 슈퍼임을 고려해 다양한 경로로 상품을 검색·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로 소비자와 온라인 소통 활성화 와 마케팅 강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모바일 배송서비스도 신규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 중 민간 배달앱을 통해 시범 실시한 후 내년부터 민간·공공배달앱에 개별 스마트 슈퍼를 입점시켜 소비자가 구매하면 단시간 내 배송 서비스가 제공된다. 최근 노인·주부들을 중심으로 확대 중인 근거리 도보 배달과 연계도 추진한다.

중기부 박영선 장관은 "스마트슈퍼를 통해 코로나19 확산과 비대면 소비 추세에 대응한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정책 모델을 제시하겠다"며 "4000여 스마트슈퍼 외에 스마트상점 10만개 보급도 차질 없이 추진해 디지털시대에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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