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 MTS까지 갖추고 펀드 직판 나선다

입력 2020-10-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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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출시 예정인 MTS 화면(자료제공=에셋플러스자산운용)
올 들어 ‘동학개미’와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개별 종목 투자에 대거 뛰어들며 직접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때문에 최근 펀드 등 간접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 모양새다. 여기에 사모펀드 등에서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하며 자산운용사들은 곱지 않은 시선까지 감당하고 있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은 모바일이나 온라인을 이용해 자사의 상품에 대한 직판에 나서면서 새로운 투자문화 형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이달 중 자사 펀드 계좌개설과 가입 등을 한번에 할 수 있는 MTS를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지난 2008년 투자자문사에서 자산운용사로 전환하며 업계 최초로 '펀드 직판'을 시작했다. 그동안은 창구를 이용한 직판을 해왔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기조 등이 대세가 되면서 단독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직판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단독 어플리케이션 출시는 메리츠자산운용에 이은 업계 2번째다.

그동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으로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직접 판매하는 직판이 꾸준히 거론돼 왔지만 아직까지 실행에 나선 곳은 미미한 실정이다. 국내에서 공모펀드를 직접 판매하는 운용사는 이번에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하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외에도 삼성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등 3곳에 불과하다.

업계에서 가장 빨리 단독 앱을 출시하고 운용하고 있는 메리츠자산운용은 가장 가입자가 많다. 올해 6월 말 기준 메리츠자산운용이 판매한 공모펀드 개인 계좌 수는 6만7700개(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달한다.

또한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부터 계열사인 삼성카드 앱을 이용해 ‘R2’라 명명하고 펀드 직판에 나섰다. 이외에도 한화자산운용이 모바일을 이용한 직판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는 통상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서 수수료를 받고 고객에게 판매하고 있지만 직판의 경우 이같은 판매사들을 거치지 않고 고객에게 바로 판매하게 된다. 이 경우 판매 수수료가 들어가지 않는 만큼 저렴한 가격에 펀드를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운용사들은 직판에 부담을 느끼면서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실제로 직판을 표방한 펀드슈퍼마켓은 출범 이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적자를 기록 중이다. 때문에 사모펀드 설정액이 2013년 144조 원에서 지난해 412조 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날 동안, 공모펀드는 190조 원에서 237조 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최근 들어 투자자들의 시각이 높아지고 판매사를 거치면서 제대로 된 상품 정보 등을 얻지 못하면서 직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기조가 활성화 된 것 역시 달라진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대다수의 자산운용사들은 직판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상당수의 운용사들이 MTS 등을 이용한 직판을 고민하고 있는 만큼 먼저 출시한 메리츠나 에셋플러스가 성공할 경우 직판에 뛰어드는 운용사들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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