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씨티, 어닝서프라이즈에도 위기감...다이먼 “추가부양 없으면 더블딥”

입력 2020-10-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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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3분기 순익 전년비 4% 증가한 94억4000만 달러
씨티 3분기 순익 감소했지만 시장 전망 웃돌아
대손충당금 규모 축소가 어닝서프라이즈 견인

▲미국 뉴욕에서 한 남성이 JP모건체이스 본사 앞을 지나고 있다. JP모건은 13일(현지시간)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 늘어난 94억4000만 달러라고 발표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월가의 대형 은행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이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어닝시즌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두 은행 경영진은 아직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새로운 경기부양책이 하루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은 이날 3분기 순이익이 94억4000만 달러(약 10조8466억 원), 주당 2.93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 증가한 것이자 팩트셋 집계 전문가 전망치인 주당 2.23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결과다.

3분기 매출은 299억4000만 달러로 전문가 예상치보다 15만 달러 더 많았다. 대손충당금 규모가 직전 분기 105억 달러에서 6억1100만 달러로 크게 줄었고, 주식·채권 거래 순익이 66억 달러로 30% 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견인했다. 투자은행 부문 수수료 수입도 9% 증가했다. JP모건의 총 예금액은 처음으로 2조 달러를 넘어섰다.

씨티그룹도 전문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지난해보다 순익이 크게 감소했다. 씨티의 3분기 순이익은 32억3000만 달러, 주당 1.4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 줄었다. 팩트셋 집계 전문가 전망치는 주당 91센트였다.

씨티의 3분기 매출은 173억 달러로 전문가 예상치 172억 달러를 약간 웃돌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7% 줄었다. 씨티그룹의 대손 충당금은 직전 분기 70억 달러에서 22억6000만 달러로 줄었다. 트레이딩 부문 순익은 46억6000만 달러로 17% 늘었다.

JP모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 수준을 뛰어넘는 실적으로, 전후 최악의 경기침체 속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경기 회복세가 아직 숲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씨티는 내년 미국 실업률 추정치를 기존 5.9%에서 6.4%로 상향 조정하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5.5%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JP모건 역시 내년 실업률이 7% 이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은행의 어닝서프라이즈가 일시적인 결과일 수 있다”며 “더 많은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더 많은 공적 지원이 없으면 경제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는 “월가의 대형 은행이 보통 상대적으로 부유층에 속하는 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코로나19 경제 위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들 은행의 신호가 왜곡된 것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어닝서프라이즈는 은행들이 대손충당금 규모를 줄인 덕분인데, 앞으로 경제 상황이 계속 좋아지지 않으면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놔야 한다. 주요 고객인 기업들의 상황이 좋지 않고, 개인 고객들도 수백만 명이 실직 상태여서 이대로 가면 은행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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