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완화 시점에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영세 식당가 또 ‘한숨’

입력 2020-10-12 15:18수정 2020-10-1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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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화천군 한 양돈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한 것이 확인된 9일 해당 농가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농장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화천군 살처분 양돈농장에서 1년 만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외식 식당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입은 외식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이제 좀 영업이 회복되나 싶은 시점에 다시 찬물이 끼얹어진 셈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치료제가 없어 돼지 치사율이 100%에 이른다. 만의 하나 확산될 경우 10년 전 돼지 구제역으로 인한 ‘삼겹살 파동’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돼지 삼겹살 도매가는 2배 가량 껑충 뛰었다.

특히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근심이 깊다. 대형마트들은 비축분을 팔아 가격에 큰 변동이 없지만, 소규모 음식점의 경우 재고가 적어 돼지열병 확산으로 공급이 줄어들면 곧바로 매입 비용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에 따르면 이번주의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은 100g 당 3130원으로 1개월 전(2860원)에 비해서는 9.4% 높고, 1년 전(2649원)보다는 18.1% 비싼 상태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입은 음식점들로서는 엎친 데 덮친격이다. 올 2월부터 회식이 줄어들고, 식당 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더니, 유례없이 긴 장마와 태풍은 배추와 농작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식자재 비용 부담을 높였다. 하필이면 사회적 거리두기 2~2.5단계가 해제돼 1단계로 조정되는 면서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시점에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돼지고기 소비가 줄어 음식점에 매출 타격을 입힐 가능성도 있다. ASF에 감염된 돼지고기는 먹어도 인체에 무해하지만 소비자들의 걱정은 큰 편이다. 아들 2명을 키우는 회사원 이 모씨(39)는 “돼지고기를 이용한 반찬을 자주 만들었는데 당분간 만들지 않고, 외식 역시 한동안 자제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 여의도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도 ASF 때문에 손님들이 여전히 외식을 하는 게 불안할 수 있다”라면서 “그렇잖아도 저녁 시간대 매출이 적어 점심 장사로 메꾸고 있는데, 외식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가 확산할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한돈자조금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돼지는 전량 살처분·매몰 처리되며, 이상이 있는 축산물은 더 이상 도축되지 않고 국내로 유통되지 않는다. 또한 사람과 동물에게 모두 전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 아니어서 사람에는 감염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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