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산업에도 닥친 코로나 위기…억만장자들, 언론사 투자 잇따라 축소

입력 2020-10-0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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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 잡스, 5년 만에 팝업매거진프로덕션 투자 중단 -일본 유자베이스는 온라인 매체 쿼츠 매각 계획 -제프 베이조스 소유한 WP도 사업 축소

▲고(故) 스티브 잡스의 배우자 로렌 파월 잡스 에머슨콜렉티브 회장이 2016년 8월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만찬식에 참석하고 있다. CNN방송은 7일(현지시간) 파월 잡스 등 억만장자들이 언론사 투자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D.C./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영난에 억만장자들이 언론사 투자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종이 신문의 입지 축소로 그렇지 않아도 앞날이 어두운 전통 매체들이 코로나19까지 겹쳐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애플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의 배우자이자 비영리 사회기관 에머슨 콜렉티브의 회장인 로렌 파월 잡스는 팝업매거진프로덕션 투자를 중단했다. 팝업매거진프로덕션은 팝업매거진과 캘리포니아선데이매거진을 발행하는 언론사로, 2009년 설립됐다. 종이 잡지와 온라인 기사를 낼 뿐만 아니라 라이브 공연 형식의 행사도 진행하는 등 실험적인 미디어 회사로 평가받았다.

노조는 이날 잡스의 투자 중단 소식을 전하며 “온라인 잡지를 발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1명의 직원은 일자리를 잃는다. 팝업매거진프로덕션은 이미 5월에 재정난을 이유로 직원 68명을 해고했다. 6월에는 캘리포니아매거진의 종이 잡지 인쇄를 중단하며 경영난을 타개하려 했지만, 결국 온라인 잡지까지 낼 수 없게 됐다.

로렌 잡스는 포브스 집계 기준 재산이 202억 달러(약 23조 원)로 알려져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전용사 비하 발언을 보도한 시사잡지 더애틀랜틱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그는 5년 전 팝업매거진프로덕션에 투자할 당시 “언론 산업에 투자하는 것은 수익 창출 목적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재정난이 닥치자 결국 투자를 철회했다.

언론사 투자를 철회한 억만장자는 로렌 잡스뿐만이 아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기업정보 회사 유자베이스가 미국의 온라인 경제매체 ‘쿼츠’를 매각한다고 보도했다. 2018년 7월 애틀랜틱미디어로부터 쿼츠를 사들인 지 2년 만에 손을 떼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익성 악화로 유자베이스가 출구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유자베이스는 쿼츠의 수익 모델을 광고에서 정기 구독으로 전환하려고 했지만, 이 과정에서 심각한 매출 감소를 겪었다. 올해 쿼츠의 구독 매출은 190만 달러에 그쳤다.

세계 1위 부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닷컴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도 최근 사업 축소를 단행했다. 지난달 WP는 16년간 발행해 온 무가지 ‘익스프레스’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WP 경영진은 구체적인 액수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경영 악화로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익스프레스는 2007년 하루 19만 부가 배포되는 등 높은 인기를 자랑했지만, 지면 신문의 입지 축소와 코로나19로 인한 지하철 이용객 감소로 올해 발행 부수가 하루 13만 부까지 떨어졌다. 익스프레스의 직원 20명은 실업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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