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운임 작년보다 50%↑…그래도 웃지 못하는 항공사들

입력 2020-10-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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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개조 등 화물영업 경쟁 치열해져…현금 고갈 지적도 나와

▲ 개조작업이 완료된 대한항공 보잉 777-300ER 내부에 화물을 적재하는 모습. (사진제공=대한항공)

화물운임이 예년보다 50% 이상 높음에도 항공사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화물 영업 경쟁이 치열해져 운임이 언제든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항공사들은 수익 확보를 위해 도착지 없는 비행 등 이색상품을 내놓고 있다.

9일 홍콩에서 발표하는 TAC 항공운임지수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 기준 지난달 평균 화물운임은 ㎏당 5.26달러로, 전 달(5.5달러)과 마찬가지로 5달러대를 유지했다.

작년 같은 기간(3.44달러)과 비교했을 때는 53% 상승했다.

지난달 홍콩~유럽 노선 평균 화물운임은 8월(3.21달러)과 비슷한 3.3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2.56달러)과 비교했을 때는 32% 올랐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3분기 화물운임 조정은 의료용품, 방역물자 등의 급행 물자가 일반 화물로 대체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화물기 공급증가가 원인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화물 성수기 진입에 따른 공급 부족 현상으로 10월부터는 화물운임은 재차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긍정적인 전망에도 항공사들은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올해 초와 달리 주요 항공사들이 일제히 화물 영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아메리칸항공은 35년 만에 화물기 운항을 재개했다. 유럽 최대 항공사인 독일 루프트한자는 일찌감치 에어버스 A380 여객기의 운영 목적을 화물기로 변경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우리나라 항공사들도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했다.

화물 영업 경쟁이 뜨거워지자 항공사들은 수익 확보를 위해 기존에 없었던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일반인을 대상으로 목적지 착륙 없는 관광비행 상품을 내놓았다.

해당 상품은 공개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완판됐다. 일본 ANA항공 등 다른 외항사들도 도착지 없는 비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자구책에도 항공사들의 실적은 크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결국 여행 수요가 살아나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로 국제선 여객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오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실적 상승은커녕 항공사들의 보유 현금이 일찍 고갈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항공업계가 2021년에 월평균 최대 60억 달러(약 7조 원)의 현금을 소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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