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에 쏠린 58조 원...청약 환불금 방향은?

입력 2020-10-07 15:00수정 2020-10-0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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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빅히트엔터테인먼트, 게티이미지뱅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 청약자에게 환급되는 58조 원의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뭉칫돈 중 상당 규모가 은행 등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더 높은 금리의 투자처를 찾아 헤맬 가능성이 커서다. 당장 상장 주관사부터 청약 환불금 잡아두기 위한 다양한 유인책을 내세우고 있다.

7일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키움증권 등 빅히트 상장주관사 4곳에 따르면 전체 청약 증거금은 58조4235억 원으로 집계됐다. 빅히트 일반공모 배정물량은 142만6000주로, 1925억 원 수준이다. 증거금 대부분인 58조2310억 원이 8일 부터 투자자 계좌로 환불돼 시장에 풀리게 된다

증거금 중 상당수는 은행 예·적금을 깨거나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대출 포함)을 받은 돈으로 추정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9월 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126조3868억 원)은 전달보다 2조1121억 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증권사 계좌를 분석한 결과, 공모주를 받기 위한 새로운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앞서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주관사를 맡은 삼성증권 분석 결과, 삼성증권에 유입된 증거금 23조 원 중 84%(19조3000억 원)는 신규 자금이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잠시 돈을 굴리려는 수요는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공모주 청약에 몰린 돈이 주식투자 자금과 비교하면 ‘위험선호’ 성향이 낮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단기 운용처가 선호되기 때문이다.

앞서 58조 원이 몰렸던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관찰됐다.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의 투자자예탁금은 큰 변동이 없었지만,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대폭 늘어났다. 청약 증거금이 환불된 9월 4일 투자자예탁금은 63조2581억 원을 기록했고, 다음 거래일인 7일, 63조1009억 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종합자산관리계좌(CMA)는 청약 직전일인 3일 45조1282억 원을 찍은 후 환불금 납입 당일인 4일, 58조1312억 원으로 13조 원 가량 급증하기도 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기본적으로 환불금은 1~3개월짜리 단기성 상품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투자 대안이 있어야 돈이 움직이는데, 은행 예금 금리는 워낙 낮고 부동산은 규제가 강해 수요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단기 상품에 환급금이 머물다 후속 공모주로 이동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달 피플바이오, 노브메타파마, 미보마이오메드 등 바이오 관련 기업이 공모 청약을 기다리고 있고, 내달 교촌치킨도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이어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 부문만 분사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기업공개 ‘대어’들도 상장 절차를 밝고 있다.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뱅크,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도 상장을 공표해 투자자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직접 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청약 증거금으로 들어온 자금은 여러 계정이 섞여 증권사 계좌로 얼마나 재투자되는지는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현재 저금리 기조와 과열된 증시 상황으로 유추하면, 다시 주식 투자 등 시중 유동성으로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도 해당 성향의 청약 환불금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모 청약자에는 ‘동학 개미’도 포함돼 상당 자금이 시장 유동성으로 남아 다양한 투자처에 투입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빅히트 청약 고객을 대상으로 남은 환불금을 이용해 금융상품 가입하면 상품권, 현금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삼성증권 등도 카카오게임즈 청약 당시 비슷한 이벤트를 내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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