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의 비자면제 대상국가가 되면서 오는 17일부터 무비자 미국여행이 가능해진다. 여행사들은 미국여행 상품 확충 등으로 수요 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침체된 경기 탓에 수요가 급감, 한숨을 내쉬고 있는 형편이다.
그동안 미국비자 발급부터 입국 절차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까다로웠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비자 면제는 여행시장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여행 관련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여행사들은 내심 반가워하면서도 한숨을 내쉬고 있다. 경기침체와 환율상승의 영향으로 해외여행 수요자체 급소해 업계 전반이 어려운 겨울나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그동안 패키지 상품에 주력해 왔으나 미국시장용 자유여행 상품과 단체여행 상품을 늘릴 예정이다.
다른 국가에서보다는 영어로 의사소통 하기가 쉬워 자유여행을 택하는 젊은 고객이 늘 것이고 비자 문제 해결로 단체여행도 활성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여행객이 당장은 증가하지 않더라도 제도가 정착되고 환율이 안정되면 2~3년 내로 미국 수요가 기존의 2~3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투어는 기존에 구비돼 있는 미주여행 패키지, 에어텔 상품 등 강점은 최대한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미서부·동부 위주의 상품에서 벗어나 북부·남부 등으로 다양화할 예정이다.
그러면서도 회사 측은 "최근 들어 관련 문의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 예약으로 이어질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악화로 해외여행객이 급감한 터라 일부 대형 여행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여행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여행사들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라 미국 무비자 여행 시행에 맞춰 새 상품을 개발할 엄두를 못 내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황만 좋았다면 미국 무비자 시행으로 담당 직원들이 매우 고무돼 있었을 것"이라며 "업계에 호재로 작용함에도 워낙 경기가 안 좋은 탓에 적극 준비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내국인 해외여행객 수는 지난 5월부터 지난해 동기 대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9월 중 내국인 해외여행객 수는 81만87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9%나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