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인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중징계를 통보했다.
7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오후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대신증권 등 판매 증권사 3곳에 라임 사태와 관련해 징계안을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곳 CEO에게는 연임,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 안이 전달됐다.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ㆍ직무 정지ㆍ문책 경고ㆍ주의적 경고ㆍ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 경고 이상은 중징계로 분류된다.
임원 징계에 이어 기관에도 별도의 징계 수위가 통보됐다. 기관 중징계에는 기관경고, 업무정지, 인허가 취소 등이 포함된다.
금감원은 판매사들이 내부통제 기준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 등을 주된 제재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금감원에서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가 공모해 펀드 부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속인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판매사들에 무리하게 책임을 지운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CEO까지 징계할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내부통제 실패 시 CEO를 제재할 근거를 마련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이에 올 초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징계를 두고 금감원과 은행권 사이 증폭됐던 갈등이 다시 전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 겸 우리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DLF 사태 당시 하나은행장)은 금융당국의 중징계(문책 경고) 제재에 불복해 징계 취소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낸 바 있다.
한편 라임 판매사들의 징계 수위는 오는 29일 열리는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금감원 담당 부서와 제재 대상자가 함께 출석해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인 대심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판매사들은 제재심에서 적극적으로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방어 논리를 펼치게 된다. 라임자산운용은 그간 알려진 위법성 수위를 감안할 때 등록 취소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운용사와 판매 증권사에 대한 제재심 이후 판매 은행들에 대한 제재도 뒤따르게 된다. 지난달 24일 윤석헌 금감원장은 “(라임 제재와 관련해) 증권사를 먼저 정리하고 은행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