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 임영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행장 “ICT 기업과 디지털 동맹…수익 성장 견인”

입력 2020-10-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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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은행 첫 비대면 1Q뱅크 구축
30만 고객에 마이지에베이 대출
여행 플랫폼 제휴 소매 금융 확장
당기순익 전년 대비 300% 성장

올해 초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대면 영업이 중심인 해외 영업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를 맞았다. 올해는 시중 은행 등 국내 금융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는 원년으로 삼은 해다. 불안정한 시장에서 경영 확대를 강행해야 하는 만큼 공포감과 불안감은 커졌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도 국내 금융사의 글로벌 공략은 멈추지 않았다. 해외 점포와 국내 본사 간 실시간 위기대응반을 꾸리고 정부, 각국 대사관과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글로벌 영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금융사들의 전략을 짚어봤다

“느린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라.”

임영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행장이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말이다. 회사 일이든 개인적인 일이든, 쉽게 포기하거나 멈추지 말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임 행장의 이 같은 신념이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가 가고 있는 방향과 일치한다. 처음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가 설립됐을 때에는 중국 현지 은행들에 비해 영업력이나 이익 창출 부문 등에서 크게 뒤처졌다. 하지만 임 행장은 멈추지 않고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가 할 수 있는 부문을 하나씩 개척해 나갔다. 임 행장과 직원들의 노력으로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2020년 상반기 기준 영업익과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0%에 육박하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를 가장 잘 표현하는 키워드는 ‘현지화·디지털’이다. 임 행장은 중국 시장 상황에 맞는 현지 고객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지화 전략에 힘을 쏟았다. 동시에 디지털 핀테크가 세계 최고 수준인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속적인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BATJ(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진둥) 등 중국 주요 ICT플랫폼 기업과 모두 제휴를 맺었고, 온라인 및 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의 앤트파이낸셜과 제휴한 대출상품 ‘마이지에베이’는 상품 출시 후 1년 만에 약 30만 명의 손님을 확보했다. 하나금융 글로벌 영업점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써가는 임 행장의 투지가 본지와의 인터뷰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알리바바의 앤트파이낸셜과 제휴한 대출 상품이 대박 났다

“성공 배경은 디지털이다. 소규모 외자은행이란 틀에 갇혀 한정된 오프라인 영업네트워크만 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직원들이 중국 핀테크 금융시장의 급성장을 조기에 예측했다. 이를 바탕으로 외자은행 최초로 비대면 1Q뱅크를 구축하고, 중국 주요 ICT플랫폼 기업과의 채널 연계를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온 것이 빛을 발한 결과다. 앤트파이낸셜과 제휴해 추가로 디지털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지만 비밀보호 협약 때문에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다. 단,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갈 것이다.”

앤트파이낸셜을 선택한 이유는

“앤트파이낸셜은 세계 1위 유니콘 기업으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다. 연간 앱 이용자가 10억 명이고, 연간 총 거래액은 약 2205조 원이나 된다. 아울러 곧 상하이와 홍콩에서 동시 상장 예정이다. 시장 1위와의 디지털 협업은 고객 수익의 양적, 질적 성장을 이끄는 요인이다. 금융의 본질인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영업의 판을 바꾸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여행업계 씨트립과의 제휴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씨트립은 중국 최대이자 세계 제 2위 온라인 여행 플랫폼이다. 중국 현지에서 리테일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반드시 제휴해야 할 필수 플랫폼 기업인 것이다. 해당 제휴 작업은 주관부서인 개인업무부 및 심사부, 리스크관리부 등 본점 모든 유관 부서의 공동 노력으로 현실화됐다. 씨트립과의 제휴로 디지털영업 부문이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영화, K팝, K패션에 이어 K금융의 인기도 뜨겁다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오프라인 시대와 달리 최근 디지털 금융환경은 K금융이 성장하기 유리한 환경이다. 중국은 노점상도 모바일로 돈을 받을 정도로 사실상 현금 없는 사회가 도래한 지 오래다. 10억 명이 넘는 모바일 사용 손님은 중국의 디지털 핀테크가 세계 최고 수준이 되도록 만든 기반이다. 이런 중국에서 K금융이 살아남는 방법은 바로 디지털 전환이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외자은행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획기적 비용절감을 추구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영업기회 및 수익원을 확대하기 위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올해, 그리고 미래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코로나19라는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시대가 와서 경영 예측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직원들은 디지털 기반 확보, 특화 영업시장 발굴에 모든 노력을 다 쏟았다. 이런 과정들이 ‘지점 역사상 최대 영업 실적 달성’이라는 열매로 맺어지길 희망한다. 아울러 10년, 20년 후에는 외자은행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가 이곳 중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은행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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