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사용한 코로나 치료제’ 리제네론, 주가 7% 급등

입력 2020-10-0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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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제네론 항체치료제, 트럼프 대통령 코로나 치료에 사용돼
아직 FDA 승인 받지 못해 속앓이

▲미국 생명공학 업체 리제네론의 최근 5일간 주가 추이. 5일(현지시간) 종가 605.08달러. 출처 마켓워치
미국 생명공학 업체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사용된 사실이 전해지며 리제네론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리제네론은 아직 당국의 사용 허가를 받지 않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리제네론의 주가는 이날 7.13% 급등했다. 2일 트럼프 대통령 의료팀이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 ‘REGN-COV2’를 투여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퇴원 후 백악관으로 돌아오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리제네론 주가는 올해 들어 61.15% 폭등했다.

리제네론은 7월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지원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에 참여해 4억5000만 달러(약 5527억 원)를 지원받았다. 레너드 슐라이퍼 리제네론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골프클럽 회원으로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리제네론은 “두 사람이 친분이 있는 것은 맞지만 정기적으로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슐라이퍼 CEO는 “숀 코리 대통령 주치의로부터 리제네론 치료제를 요청받아 약품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는 아직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못해 ‘동정적 사용(적절한 치료제가 없는 중증 환자에게 미승인 약물을 투여할 수 있게 허용하는 제도)’으로 투여됐다.

하지만 정작 슐라이퍼 CEO는 항체치료제 투여가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약이 전반적인 사용허가를 받지 않은 가운데 대통령의 치료에 사용되면서 우리의 처지가 곤란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미승인 약품을 투여하는 것은) 예외적인 상황에서 적은 숫자의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일”이라며 “모두가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길 바라지만, 이 결정은 우리가 아닌 FDA에서 내린다”고 지적했다.

리제네론은 6월 항체치료제에 대한 임상 시험을 시작했으며 7월부터는 임상 3상에 돌입했다. 하지만 아직 FDA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리제네론은 “REGN-COV2의 긴급 승인 가능성에 대해 FDA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조지 얀코풀로스 리제네론 대표 겸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연말까지 30만 회분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한 달에 30만 회분을 생산할 수 있지만, 수요가 이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치료 과정에서 덱사메타손과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도 복용했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FDA의 긴급 승인을 받긴 했지만, 정식 승인은 받지 못했고, 덱사메타손은 면역 체계를 약화하는 부작용이 있어 경증 코로나 환자에는 투여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세 가지 약물을 모두 투여받은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황제치료’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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