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FDA, 코로나 백신 승인 지침 놓고 불협화음…“대선 전 지침 공개 없을 것”

입력 2020-10-0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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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2주 전 백신 지침 공개 위해 관련 조항 제출
“백악관 고위 관료들이 엄격한 승인 지침 반대”
22일 자문위원회 회의 내용 발표

▲미국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이 지난달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백악관과 식품의약국(FDA)이 백신 승인 지침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AP뉴시스
미국 백악관과 식품의약국(FDA)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승인 지침을 놓고 상반된 태도를 보인다고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백신 긴급 승인과 안전성 확보 간 줄다리기가 더욱 팽팽해지고 있다.

NYT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FDA의 승인 지침은 11월 3일 대통령 선거 전 백신이 나올 가능성을 차단하게 될 것”이라며 “백악관 고위 관료들이 엄격한 지침을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FDA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외부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 승인 기준을 수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백악관과 관계없이 외부 자문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지침을 공개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이다.

FDA는 2주 전에 이미 승인 지침을 공개하기 위해 예산관리국(OMB)에 관련 조항을 제출했지만,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허가를 받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고 있다. 지난달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엄격한 규제 조치는 정치적”이라며 FDA의 지침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 NYT는 FDA의 공개 신청이 허가를 받을 가능성은 작다고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백악관이 FDA의 백신 승인 지침 공개를 거부하며 백신의 신뢰도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바이오산업협회(BIO)는 1일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코로나19를 종식하려면 과학적 과정과 FDA의 엄격한 규제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며 승인 지침 공개를 촉구했다. 지난달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성인 남녀 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되면 접종받겠다는 비율은 51%로 절반을 겨우 넘었다.

백신 승인 과정에서 백악관과 FDA의 불협화음이 들리자 존슨앤드존슨 등 일부 제약업체는 백악관의 조치와 관계없이 관련 기관의 지침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FDA 관계자도 “제약업체들은 이미 백신에 대한 FDA의 기대 수준을 파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FDA는 22일 백신 및 생물학적 제품 자문위원회의 회의 내용을 발표한다. 이날 발표에는 백신 임상 데이터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긴급 승인 기준 등이 담길 전망이다. 관계자들로부터 전해진 내용을 종합하면 FDA는 2개월간의 추적 조사와 임상 시험 위약 그룹 내 5건 이상의 중증 감염 사례 등을 승인 조건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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