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폭등에 '김치 대란' 현실화?…포장김치 온라인판매 잠정 중단

입력 2020-10-0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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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정원e샵에 올라온 '나만의 김치' 판매 중단 팝업창 (대상 정원e샵)
배추값 폭등으로 김치를 담그기는 커녕 포장김치도 구매하기 어려워지면서 이른바 '김치 대란'의 조짐이 일고 있다. 종가집, 비비고 등 주요 김치 브랜드에서는 온라인 포기김치 판매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5일 포장김치 업계에 따르면 배추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데 이어 물량 공급난까지 겹치면서 제조업체들의 생산량 축소와 유통망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포장김치 업계 1위인 대상 종가집은 맞춤형 김치인 ‘나만의 김치’ 판매를 9월 중순부터 중단했다. 맛김치(자른 배추 김치)는 일부 유통하고 있지만 포기김치는 자사몰은 물론 이커머스에까지 공급을 중단했다. 대상의 자사몰인 정원e샵에는 ‘나만의 김치’ 판매 중단을 알리는 팝업창이 올라온 상태다.

대상 종가집 관계자는 “배추 수급 부족으로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물량을 유통하고 온라인 판매 물량은 어쩔수 없이 줄였다”며 “당분간 포기김치의 온라인 판매 재개가 어려운 만큼 열무김치, 깍두기 등 대체상품을 온라인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비고 김치'를 생산하는 CJ제일제당도 11월초까지는 물량 부족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CJ제일제당 역시 물량 부족으로 온라인 포기 김치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고랭지 배추의 본격 수확기인 10월 중순 이후 물량 부족이 다소 해갈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은 가을철 수확되는 고랭지배추의 주산지인 강원도에서 공급 물량이 크게 달리기 때문이다. 수확철을 앞둔 9월초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잇달아 동해안을 관통하면서 고랭지 배추 주재배지인 강원도 작황이 크게 악화됐다. 평당 배추 수확량이 평년 대비 60% 수준에 머물면서 배추가격은 포기당 1만원을 넘나드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포장김치 업계에서는 계약재배 물량마저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친 데다 산지가격이 폭등하면서 도매가로 배추를 공급받을 경우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기 때문에 생산량 축소에 이어 유통망까지 축소하는 조치로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9월까지만 해도 포장김치업계는 기존 비축분을 활용해 김치를 생산해 왔으나 최근에는 이마저도 소진되면서 산지로부터 적기에 배추를 공급받지 못할 경우 생산량 축소가 불가피하다.

포장김치업계는 포기김치의 온라인 판매를 잠정 중단한 대신 맛김치와 총각김치, 열무 김치 등은 정상적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배추김치 물량 부족에 따른 대체재 소비 증가로 추가적인 물량 부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온오프라인 유통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온라인은 이미 주요 김치 브랜드의 포기김치의 판매가 중단되면서 후발업체들을 중심으로 물량 확보에 발벗고 나섰고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기존 할인률을 축소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이번주를 기점으로 1000~2000원 가량 할인률을 축소하기로 했다. 이 경우 3.3㎏ 기준 3만5000원 수준인 대형마트의 포기김치 가격은 3만6000~3만7000원 선으로 올라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추 가격 폭등으로 김장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포장김치로 몰릴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로서는 포장김치도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 올 가을 김치 대란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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