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한국기업 뼛속부터 새기는 혁신 유전자

입력 2020-10-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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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트워크 치료 – 기업혁신의 최종병기/ 손동원 지음/ 시대가치 펴냄/ 2만6000원

성공하는 기업에서 발견되는 분명한 진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손자병법이 가르쳐 준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이란 명제다. 최고위 장수부터 최말단 병사까지 모두 같은 소망을 가질 때 전쟁에서 이긴다는 의미다. 승리하는 군대는 조직원 한명 한명이 가진 개체이득과 조직 전체의 집단이득을 정렬할 때다. 기업의 최고경영자에서 말단직원까지 회사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영혼(spirit)의 공감'이 있어야 한다. 공감이 없는 기업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주류 경영학이 무심했던 영역, 특히 경영현장의 펄떡거리는 현실 속 고민의 원천이자 기업 속살인 네트워크를 해부하고 처리하는 방법을 몰랐다는 사실 자체가 처참했다. 책은 기업 속 구성원 사이 네트워크를 해부하고, 중심 역할, 키 플레이어 설정, 린치핀 인물 포착, 응집력 향상, 혁신 문화 구축을 위한 아군 늘이기, 권력 욕구 이해라는 관계 개념과 방법론을 통해 진정한 혁신에 도달하는 최종병기를 소개한다.

한국기업도 혁신을 제대로 해야 한다. 기업을 제대로 혁신하려면 조직원 사이 '관계망'을 가장 먼저 해부해야 한다. 거기서 문제를 발견하고 무엇을 고쳐잡을 것인지 통찰하는 것이 곧 혁신의 본질이다. 네트워크를 치료한다는 것은 조직원의 관계망을 해부하며 환부를 고치는 작업이다. 당장은 환자의 아픈 부위의 수술에 집중하지만 단순한 일회성 치료의 개념을 뛰어넘어 건강한 장수기업이 되는 방책을 생각해야 한다.

조직원 간 관계는 생각 밖의 화학작용을 통해 숨겨진 결과를 만들어낸다. 어느 요소들이 어떤 방식을 통해 결합하는지, 또 그 결합이 어떤 시점에서 발생하는지에 따라서 다른 결과가 나온다. 우리는 이제부터 관계망이 바로 그 기업이 할 수 있는 능력과 도달하지 못하는 한계를 설정하는 결정요인임에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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