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설정액 10억 미만 자투리펀드 접근 신중해야”
펀드 대형화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과제로 지목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설정액 100억원 미만 소액펀드인 이른바 '자투리펀드'가 여전히 난립하고 있다.
최근 자투리펀드들이 여타 펀드 수익률을 소폭 웃돌며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소액펀드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운용중인 국내 주식형펀드의 전체 개수는 1094개로 이중 설정액 100억원 미만 펀드는 712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자투리펀드의 '자투리펀드'라 할 수 있는 설정액 10억원 미만 펀드는 총 386개로 집계됐다. 이중 설정된 지 1년이 안된 펀드의 개수는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으며 대부분 운용 기간이 1년 이상인 펀드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수익률을 살피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주식형펀드의 1주일 평균 수익률은 1.10%인 반면 설정액 10억원 미만 펀드의 수익률은 1.63%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또한 10억원 이상 펀드의 1개월과 3개월 수익률이 각각 -6.59%, -24.07%인 반면 설정액 10억원 미만 자투리펀드의 수익률은 -6.32%, -22.78%로 집계됐다.
하지만 수익률만 고려해 설정규모를 배제한 채 펀드를 선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에프엔가이드 관계자는 "10억원 미만의 펀드들은 운용에 의해 수익률이 좌우되지 않고 다른 것들에 의해 수익률이 뻥튀기되는 등 왜곡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10억원 미만 펀드는 여러가지 비평가 사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익률을 산정하는데 있어 실질적으로 제외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이어 "10억원 미만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산출된 값 자체가 대표성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간접투자법상으로 1개월 이상 설정액이 100억원에 미달하는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임의로 해당 펀드를 해지할 수 있도록 돼있으나 판매사나 투자자의 민원 등으로 해지가 어려운 상황이 현실이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펀드의 규모만으로 그 펀드를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10~20억원 미만은 실질적인 운용이 어렵고 그 이상 규모의 펀드보다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 펀드애널리스트는 "설정액 10억원 미만이 지속되면 그 펀드는 이슈화되지 않는데다 시장의 관심 밖에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과거의 운용 성과가 있고 시장에서도 호응도가 있는 펀드가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