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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질까 두려워요" 계속되는 추석 연휴 반려동물 유기, 대책 없을까?

입력 2020-10-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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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전체 가구의 26.4%, 인구로는 1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전체 가구의 26.4%, 인구로는 1500만 명에 달한다. 4가구 중 1가구 이상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하지만 반려동물이 늘어나면서 해마다 버려지는 동물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발표한 '2019년 반려동물 보호와 복지관리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구조·보호 조치된 유실 및 유기된 반려동물은 13만5791마리로,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특히 반려동물 유기는 명절 등 연휴 기간 전후로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 유기동물 통계 사이트인 포인핸드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총 13만3662마리가 버려졌는데 이중 설 연휴 기간이 포함된 2월과 추석 연휴 기간이 포함된 10월에만 2만726마리가 버려졌다. 전체 유기동물 중 약 16%에 달하는 동물들이 명절 연휴 기간 가족에게 버림당한 것이다.

▲매년 명절 연휴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유기동물 발생 예방 캠페인을 진행해왔던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이형주 대표는 "동네에서 반려동물을 유기하면 주위에 아는 사람들도 있고 동물이 찾아올 수도 있으니까 차에서 내려서 놓고 가는 경우들이 많은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뉴시스)

명절 연휴 반려동물 유기, 시선 피하기 위한 목적

왜 유독 명절 연휴에 반려동물 유기가 증가할까. 이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유기 행위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집으로부터 먼 곳에서 반려동물을 유기하면 동물이 찾아오기 힘들뿐더러 유기 행위를 들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명절 연휴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유기동물 발생 예방 캠페인을 진행해왔던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이형주 대표는 "동네에서 반려동물을 유기하면 주위에 아는 사람들도 있고 동물이 찾아올 수도 있으니까 차에서 내려서 놓고 가는 경우들이 많은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전진경 상임이사는 "장기간 어느 곳을 가야 하는데 반려동물이 귀찮은 존재로 여겨지니까 일부 고의적인 유기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동을 많이 하다 보니 데리고 다니다가 실수로 잃어버리는 경우도 혼재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전진경 상임이사는 "연휴 때 동물을 맡아주는 등의 서비스가 확장되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반려동물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꼭 '동물 등록제'에 등록하고 리드 줄을 해서 항상 보호자 옆에 있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실·유기동물은 2016년 9만 마리에서 2017년 10만3000마리, 2018년 12만1000마리, 그리고 지난해 13만6000마리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잇따른 반려동물 유기, '책임의식 부족'·'상업적 판매' 원인

명절 연휴 외에도 반려동물 유기는 계속되고 있다. 유실·유기동물은 2016년 9만 마리에서 2017년 10만3000마리, 2018년 12만1000마리, 그리고 지난해 13만6000마리로 꾸준히 증가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유기동물까지 합치면 더 많은 수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반려동물 유기는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범죄행위다. 동물보호법 제8조 4항에 따르면 '소유자 등은 동물을 유기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동물유기 시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런 법적 규제에도 유기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반려동물 유기에 대해 '책임의식 부족'과 '상업적 판매'를 근본적 원인으로 꼽았다. 펫숍 등을 통해 반려동물을 구매하기가 쉬워 동물을 소중하게 여기는 책임 의식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형주 대표는 "우리나라는 '강아지 공장'이라고 하는 반려동물 대규모 생산을 용인하고 있고 아무 데서나 구매할 수도 있고 가격도 비싸지 않다"며 "그러다 보니까 충동구매 등 무책임한 분양을 부추기는 효과가 난다"고 봤다.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에서 반려동물의 상업적 판매는 점점 금지되는 추세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지난해 1월부터 펫숍에서 상업적 번식장 출신의 개와 고양이를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을 시행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독일 등은 이미 펫숍에서 개를 사고파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전진경 상임이사도 "순간의 호기심으로 또는 유행에 따라서 동물들을 자꾸 사도록 권유하는 업종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고 많은 사람이 여전히 내막을 잘 모르니까 동물들을 그런 곳에서 사고 있다"며 애초부터 자격요건 없는 사람들이 준비도 없이 동물을 많이 사니까 그만큼 많은 동물이 버려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전문가는 '동물 등록제', '상업적 판매 규제' 등 정부 차원의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7월 26일 입양한 유기견 '토리' (뉴시스)

반려동물 유기 막으려면?…'동물 등록제' 등 제도 개선 필요

반려동물의 유기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전문가는 '동물 등록제', '상업적 판매 규제' 등 정부 차원의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반려동물이 유기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08년 시범 도입 이후 2014년 전국적으로 '반려동물 등록제'를 시행했으며, 등록하지 않으면 100만 원 이하, 변경 신고를 하지 않으면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전진경 상임이사는 "동물 등록제는 보호자들에게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필요하다"면서도 "보호자들의 책임을 강조하는 만큼 정부가 반려동물 산업을 육성하는 쪽으로 지원하는 것을 줄이고 번식장·펫숍에 대한 규제 강화를 통해서 문제를 근본적으로 접근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형주 대표는 "우리나라가 등록제를 시행하는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은 행정지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행정처분을 내리는 공무원이 현장에 나가서 동물등록을 했는지 점검하고 관리·감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물 보호 행정을 담당하는 인력이 확보된다면 나가서 행정처분도 내리고 과태료도 부과하고 등록하도록 계도해 책임감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반려동물 인수제'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반려동물 인수제'란 반려인이 사망하거나 병환 등 특별한 사정으로 반려동물을 키우지 못하면 국가가 인수하는 제도다. 실제 서울시는 반려인 등이 사망하는 등 긴급한 상황에 동물의 최종 소유권을 이전받아 동물복지지원센터에 인계하는 긴급보호동몰 인수보호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긴급한 상황'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형주 대표는 "해외 정부에서 운영하는 동물보호소는 기르지 못하게 된 동물을 인수해서 더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다른 가족을 찾아주는 인수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일단은 무책임하게 기르지 못하도록 인식과 제도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불가피하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버리는 상황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기동물 인수제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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