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판 뉴딜펀드, 투명성 확보 가장 중요하다

입력 2020-09-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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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국민참여형 뉴딜펀드에 대한 후속 조치 추진방안을 내놨다. 디지털과 그린으로 대표되는 정책형 뉴딜펀드 투자대상을 선정하고, 뉴딜 인프라펀드 범위기준을 정했다. 로봇, 항공·우주, 스마트팜, 스마트헬스케어, 5세대(5G) 이동통신 등 차세대 무선통신미디어, 빅데이터 등 지능형 데이터분석, 차세대 반도체, 온라인게임, 핀테크 등 40개 분야 197개 품목이 주요 투자대상이다. 공모펀드인 인프라펀드 적용대상도 뉴딜 분야에 50% 이상을 투자하는 것으로 정했다.

정부는 연말까지 펀드 조성방안 및 운용계획을 마련하고 펀드 운용사 모집에 나서는 등 투자 가이드라인을 보완·확정키로 했다. 뉴딜 인프라펀드에 9%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등 세법 개정에도 나설 예정이다.

한국판 뉴딜펀드는 정책형 펀드에 5년간 정부예산 3조 원, 정책금융 4조 원, 민간금융 13조 원 등 20조 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민간 펀드 조성까지 따지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선진국을 따라가는 추격경제로는 더 이상의 지속 성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 정부의 의욕은 크다.

그럼에도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과거 김대중 정부가 추진했던 정보기술(IT) 코리아를 모토로 한 벤처기업과 코스닥시장 육성,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을 내세운 녹색펀드, 박근혜 정부의 통일펀드 등을 연상케 한다. 김대중 정부의 IT 정책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기반 구축 등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IT 버블’을 일으켰고, 그 거품 붕괴는 경제 전반에 큰 주름살을 남겼다. 당시의 ‘묻지마’식 정부 자금 지원으로 상당수 IT 기업의 모럴 해저드가 만연했고, 결국 막대한 재정 낭비와 벤처기업 생태계의 피해를 가져왔다.

녹색펀드와 통일펀드 또한 대표적 관제(官制) 펀드였다. 2009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주도로 만들어진 녹색펀드는 한때 50여 개에 달했고, 그해 평균 수익률은 58.6%를 기록했다. 2014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언급하면서 만들어진 통일펀드 역시 그해 상반기에만 20개가 넘게 만들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정권 교체 이후 흔적을 찾기 힘들고 수익률 또한 엉망이다.

뉴딜펀드의 투자 테마도 미래지향적 청사진으로 가득하다. 대중을 현혹하기 쉽다. 투자금을 받기 위해 어느 누가 무슨 스마트, 무슨 바이오 등을 내세워 돈을 끌어모으고, 나중에 별 성과도 없이 흐지부지되면서 투자자들에 막대한 피해를 안기는 일이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뉴딜펀드가 문재인 정부 임기 이후에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자 가이드라인 및 운용사 선정에 공정하고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 정부 돈은 국민의 세금이고, 민간 자금 역시 한 푼이라도 늘리기 위한 투자자들의 피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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