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디지털 일자리, 곳곳에 수요ㆍ공급 미스매칭

입력 2020-09-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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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공 2차 채용 나서…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 특화기관 따라 신청 편차↑

▲2차 채용 공고 (사진제공=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누리집)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예산이 대거 투입된 정부의 일자리 지원 사업 곳곳에서 수요ㆍ공급 미스매치가 드러나고 있다.

◇청년 대거 퇴사해 추가 채용 나선 소진공 = 28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에 따르면 공공부문 비대면ㆍ디지털 일자리 중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이달 24일부터 2차 채용 서류 신청을 받는다. 소진공은 7월 전통시장 조사·홍보사업 부분 1500명, 금융 부문 200명을 모집했는데 전통시장 조사·홍보사업 부분 최종 선발 인원이 정원 대비 미달한 1310명이었다. 합격자 발표 뒤 실제 근로 계약을 체결한 인원은 891명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201명이 퇴사해 현재 700명이 채 안 되는 인원만 근무하고 있다. 여기에 200명을 채용했던 금융 부문도 50명이 넘게 퇴사해 소진공은 총 전통시장 조사 ·홍보 직무에 762명, 정책 자금 업무 보조에 59명 총 821명을 다시 뽑기로 했다.

전통시장 조사ㆍ홍보사업뿐 아니라 정책 자금 업무에서도 4분의 1이 넘게 퇴사한 데 관해 소진공은 지역 근무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정책 자금 업무는 대전 본부를 비롯한 전국 6개 지역본부, 전국 66개 센터에 인력이 배치된다. 지원자들은 입사지원서에 근무를 원하는 지역 1, 2, 3지망을 써냈는데, 이때 1지망에 근무하지 못하게 된 청년들이 퇴사했다는 설명이다.

중기부는 2차 채용을 시행해 연말까지 추경 예산을 충실히 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2차 채용 서류 지원 접수 기간은 내달 5일까지다.

중기부의 공공부문 비대면ㆍ디지털 일자리는 3차 추경 208억 원을 투입해 만든 것으로 소진공을 포함해 기술보증기금(기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중소기업유통센터, 소상공인방송정보원 등 5개 기관이 참여했다.

이중 소상공인방송정보원은 이미 수요 부족 문제를 겪었다. 25명 정원에서 서류 접수 인원이 19명으로 최종 합격자는 11명에 불과했다. 소상공인방송정보 8월 2차 공고를 내 14명을 추가 채용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일자리를 만들더라도 청년들의 수요가 많은 직무에서 채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왕 최저임금 주는 일자리를 만들려면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경력으로 연결될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하다”며 “구직자 처지에서 경력으로 작용할 만한 것들이 무엇인지 고민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디지털 일자리ㆍ청년 일 경험 지원 사업도 기관별 수요 천차만별 = 중기부와 고용노동부(고용부)가 협업해 진행하는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과 ‘청년 일 경험 지원 사업’에서도 수요 부족으로 보이는 기관이 있다.

고용부 예산 703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중기부를 포함해 11개 부처가 참여하는데 중기부가 총 1만1700개 일자리를 지원해 전체 2만5152명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지원 대상 기업은 청년(만 15~34세)을 신규 채용하려는 근로자 5인 이상 중소ㆍ중견기업이다.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직무에 청년을 채용한 기업에 채용 인원당 월 최대 180만 원의 인건비와 간접노무비 10만 원을 최대 6개월까지 지원한다. 청년 일 경험 지원 사업은 청년에게 일을 경험할 기회를 주는 기업에 대해 채용 인원 당 월 최대 80만 원의 인건비와 관리비를 8만 원 한도 내에서 6개월까지 지원하는 것이다. 고용 계획을 제출한 뒤 실제 고용이 확인되면, 사후 지원해 주는 방식이다. 기간은 7월 30일부터 시작해 예산 소진 때까지다.

▲청년 디지털 일자리ㆍ청년 일경험 지원 사업 신청 현황(이달 23일 기준) (자료제공=중기부)

이달 23일 기준 중기부 특화 분야에 신청한 기업은 3266곳, 고용 인원 1만3488곳으로 일자리 정원 1만1700개는 넘어선 상태다.

그러나 13개 기관 내 인기 기관과 비인기 기관은 뚜렷하게 갈렸다.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에는 중진공, 메인비즈협회, 기정원, 벤처기업협회 이노비즈 협회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고, 청년 일 경험 지원 사업에는 청년기업가정신재단 1곳이 참여한다. 벤처기업 협회는 벤처기업의 디지털 업무를 하는 기업에 특화 분야를 맡았다. 벤처확인기업과 반도체 분야 기업의 접수를 하여 634개 기업에서 2889명의 추가 채용을 약속받았다. 채용 계획 인원인 2000을 훨씬 웃돈 규모다.

반면 기정원은 스마트공장 사후관리 특화 분야를 맡았는데 22개 기업에서 55명의 채용을 약속받아 채용 계획 인원인 500명을 훨씬 밑돌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사전 수요 조사에서는 500명을 웃돌았는데 막상 접수를 시작하니 수요 조사 때보다 저조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청년 일경험 지원 사업 기관인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도 채용 계획 인원이 150명인데 37개 기업에서 64명 채용을 약속해 부진한 모습이다. 소셜벤처기업 중 청년인턴을 고용할 기업은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에 청년 일경험 사업을 신청해 지원받을 수 있다.

중기부는 기관별로 신청에 편차가 있는 만큼, 조기 종료되는 기관으로 신청이 계속되면 비슷한 분야의 다른 특화기관으로 신청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접수가 종료된 기관은 없다.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과 청년 일경험 지원 사업은 올해 말까지 신청 가능하며, 12월에 채용 시 내년 6월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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