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은행권도 공채를 줄이고 경력직 위주의 수시 채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올해 채용은 예년과 비교해 수시채용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수시와 공채를 병행해 뽑는다. 수시와 공채 각각의 채용 인원은 미리 정해두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수시 채용을 병행했다. IT, 데이터, 국제 투자은행(IB) 부문 등에서 경력직을 포함해 수시 채용했다.
수시 채용이 늘어난 것은 은행권에 정보기술(IT)의 개입이 커지는 등 급격하게 변한 환경의 영향이 컸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얼어붙은 고용 시장은 이러한 추세를 더 강화하고 있다. 수시 채용을 늘리는 데 반해 대졸자 공채는 줄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240명과 350명을 뽑아 총 590명을 채용했으나 올해는 상반기 40명, 하반기 160명만 채용한다. 작년 채용 규모의 3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NH농협은행은 2018년 총 789명을 뽑았으나 지난해 상반기 360명, 하반기 190명 등 총 550명을 채용했다. 올해 들어서는 그 규모가 더 줄어 상반기에는 280명만 뽑았고, 하반기에는 150명을 뽑을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사정은 비슷하다. 작년 430명(상반기 230명·하반기 200명)을 뽑은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는 100명만을 선발했고, 하반기에는 25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하반기에 채용을 진행한 국민은행은 작년에는 하반기에만 497명을 뽑았다. 올해는 상반기에도 107명을 채용했지만, 하반기 채용 예정 인원(200명)을 더해도 작년 채용 규모에 못 미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 영업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여력이 되지 않는데도 최대한 신입사원을 ‘영끌’해서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체 채용 인원도 줄었고, 수시 채용의 비중이 커지는 게 최근의 추세다. 워낙 IT 등 환경이 빠르게 바뀌어서 적응하려면 어쩔 수 없다”며 “수시 채용이 전체 채용 규모에서 아직 절반까지 차지하지는 않지만, 공채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