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호황 맞은 중고차 시장, 비결은 '온라인 판매'

입력 2020-09-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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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ㆍ日, 신차 판매 줄고 중고차 판매↑…다양한 온라인 비대면 서비스 제공, 판매 확대 영향

▲코로나19 여파로 미국의 차량 공유 업체 우버와 리프트를 이용하는 고객이 급감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시장에서 신차 판매가 주춤했지만, 중고차 수요는 오히려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ㆍ경제적 이유 외에도 중고차 업계가 온라인을 활용한 판매에 집중한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대중교통과 승차 공유 서비스 ‘우버(Uber)’ 등을 이용하는 사람이 줄어들며 미국 중고차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우버 이용자는 80% 급감했고, 2분기 차량호출 부문 매출도 70% 줄었다.

코로나19로 언제 직장을 잃거나 수입이 줄어들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한 점 역시 소비자를 중고차 시장으로 이끌었다. 실제로 미국 완성차 업계는 신차 판매에서 고전했다. 제너럴 모터스(GM)와 토요타는 올해 2분기 판매가 각각 34%, 35% 감소했다.

늘어난 중고차 수요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이달 미국의 중고차 가격 지수인 ‘맨하임 인덱스’(Manheim index)는 162.3포인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맨하임 인덱스는 미국 최대 자동차 경매 업체 맨하임이 중고차 가격과 판매율 등을 종합해 산정한다. 전반적인 중고차 시장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맨하임 지수는 미국의 중고차 시장 추세를 가늠하는 지표다. (출처=맨하임사 홈페이지)

중고차 시장의 호황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ㆍ경제적 상황뿐 아니라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 판매에 힘쓴 업계의 노력도 한몫했다. 업계가 이미 시도하고 있던 다양한 온라인 판매 방식이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높아진 상황과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카바나(Carvana)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온라인으로 주문한 차를 7일간 고객이 타보게 한 뒤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서비스와 홈페이지에 자세한 차량 정보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매장이나 중개인 없이 온라인으로만 중고차 매매가 이뤄지는 점도 특징이다.

또 다른 기업인 브룸(Vroom)도 온라인으로 판매한 차를 미국 전역에 배달해주고, 7일 내 전액 환불, 90일 무료 애프터서비스(A/S) 등을 제공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판매를 늘리고 있다.

일본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신차 대리점을 찾는 고객이 급격히 줄었고, 경기 부진으로 저렴한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토요타는 ‘중고차 온라인 스토어’를 개설했다.

자사 인증 중고차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전용 홈페이지로, 고객은 이곳에서 원하는 중고차를 선택하고 견적 산출과 최종 계약까지 끝낼 수 있다.

토요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 매장을 찾는 수요가 이어지자 앞으로 연간 5만 대의 인증 중고차를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엔카 홈서비스’는 소비자가 선택한 차를 원하는 장소로 배송해주는 비대면 구매 서비스다. (사진제공=엔카닷컴)

국내 중고차 업계도 온라인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고차 기업 엔카 닷컴은 지난해 7월 ‘엔카 홈서비스’를 선보였다. 소비자가 선택한 차를 원하는 장소로 배송해주는 비대면 구매 서비스다. 7일간 차를 이용해보고 최종 구매를 결정할 수도 있다. 엔카 닷컴에 따르면 이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은 1년 사이 6배 늘었다.

직영 중고차 기업 케이카(K car)도 이와 유사한 '내 차 사기 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이 서비스로 중고차를 구매한 비중은 34.8%로 지난해보다 8.4%포인트 증가했다. 매장 방문이 어려운 평일에는 온라인 구매 비중이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 판매 서비스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당 서비스가 더 주목받았고, 주춤했던 중고차 판매량도 빠른 속도로 회복을 거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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