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물류사업 중심으로 우뚝
올해부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새 식구가 된 대한통운의 그룹 내 위상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12일 금호아시아나에 따르면 지난 4월 금호아시아나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대한통운은 자회사였던 대한통운국제물류를 흡수합병하고 기존 금호아시아나 물류 계열사였던 아시아나공항개발과 한국복합물류를 통합운영하면서 그룹 물류사업 일원화 작업의 정점에 서게 됐다.
특히 지난 달 30일에는 렌터카 업계 1위였던 금호렌터카의 렌터카 사업부문마저 대한통운이 양수함에 따라 국내 렌터카 시장에서 대한통운의 입지를 더욱 굳게 다지게 됐다.
대한통운은 그동안 자체적으로 렌터카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으며 금호렌터카와 에이비스 렌터카에 이어 업계 3위를 기록 중이었다.
업계 하위 기업이 1위 기업의 사업부문을 양수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지만 그룹 측은 '시너지 효과' 차원이라는 원론적 입장만을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 금호렌터카가 현대ㆍ기아차, 쌍용차, GM대우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신차구매를 거부당하는 등 어려움에 처했기 때문에 대한통운이 그룹 계열사로서 구원투수 역할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통운이 법정관리 기간 중 내실을 탄탄히 했기 때문에 현재 금호아시아나에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라며 "이국동 대한통운 사장이 물류 계열사 대표 직을 모두 겸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금호아시아나 물류 계열사들을 대한통운이 모두 흡수합병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가증권시장본부에서는 수차례 대한통운에 물류계열사 합병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지만 대한통운은 지난 달 8일까지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지난 5월 대한통운은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에 대한통운 국제물류와 한국복합물류가 담당하던 업무들을 모두 대한통운 산하 부서로 재편하는 등 사실상 흡수합병을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 중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도 지난 1월 대한통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운송ㆍ물류를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삼겠다고 밝히는 등 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지도 대한통운의 그룹 내 입지 강화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그룹 내부에서는 일부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금호렌터카의 한 관계자는 "회사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업계 1위라는 자부심으로 버틸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한때 경쟁업체이었고 업계 하위 기업인 대한통운에 핵심인 렌터카사업을 넘기면서 사기가 많이 저하됐다"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M&A(기업 인수ㆍ합병)의 최종 마무리는 'PMI(Post Merger Integration 인수 후 통합)'과정"이라며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이 조화를 이뤄야 성공적인 기업 인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