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종전선언’ 무색케… 야 “제2의 박왕자씨 사건” 안보 무능 질책

입력 2020-09-24 15:50수정 2020-09-2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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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2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연평도 인근 해상 실종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연평도 실종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24일 더불어민주당은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며 신중론을 펼쳤다. 반면 국민의 힘은 사망 시점을 보고받은 이후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했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안보 무능을 집중적으로 질책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새벽 1시 30분쯤부터 화상으로 사전 녹화됐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한 지 하루도 안 돼 피격 사망 사실이 알려져 남북관계 경색이 불가피해졌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이번 사건을 ‘제2의 박왕자 씨 사건’으로 규정하고 대여 공세에 나서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에서 “북한의 야만적 행태에 커다란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국민이 살해당한 중대한 사건임에도 정부가(아무것도) 깜깜이 모를 수 있는지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달라진 게 없는데 문 대통령은 어제도 종전 선언 운운했다”며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에 대해 어떤 구상을 하고 종전 선언을 얘기하는지 참으로 무책임하다. 이상주의에서 벗어나 남북 현실을 보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상황을 파악하고도 종전선언을 하자고 했다면 국민을 속인 것일 뿐 아니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다만 “지금 진상조사를 하는 과정인데 시간 선후라든지 보고된 내용 이런 것을 추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신중론과 함께 유감 표명을 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오후 비공개로 국방부의 긴급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는 국방부 차관과 합참 작전부장, 국방부 정보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해상에서 표류 중이던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에게 의도적인 총격을 가한 후 시신을 불태운 북한군의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만행”이라고 밝혔다고 민주당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건은 남북 정상 간 합의한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될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기대하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정부는 관련 사실을 신속하고 소상하게 국민께 설명해 드리고 군은 북한과 인접한 경계에서 우리 국민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강력한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여당에서도 강경 대응 반응이 나왔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국민에게 위해를 가한 것이 사실이라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도 “9·19군사합의서나 전시에 민간인 보호를 규정한 제네바 협약 등을 다 떠나 전쟁 중인 군인들 간에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저질렀다”며 “명백한 범죄 행위이자 살인 행위”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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