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전환율 낮춰도…반전셋집 '보증금ㆍ월세' 동반 급등

입력 2020-09-2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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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부터 전환율 하향 조정… 시장에선 '전세품귀 가중' 우려

전월세 전환율 '있으나 마나' 가격 상승…집주인은 신규 계약 위해 매물 거둬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일대에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주택 임대차시장에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반전셋집의 보증금과 월세가 같이 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집주인들이 가격 상승 제한이 없는 신규 계약을 위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한다.

전세보증금의 전부나 일부를 월세로 돌릴 때 적용되는 법정 월차임(전월세) 전환율이 29일부터 하향 조정되지만 전세난 가중과 월셋값 상승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월차임 전환율이 신규 임대차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고 이를 위반해도 처벌할 근거 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99㎡형 반전셋집은 18일 보증금 3억 원에 월세 250만 원으로 세입자를 들였다. 앞서 같은 면적의 아파트는 12일 보증금 2억 원에 월세 192만 원으로 거래됐다. 일주일 만에 보증금은 1억 원, 월세도 60만 원가량 더 붙었다.

리센츠 인근의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59.88㎡형 반전셋집은 11일 보증금 4억5000만 원에 월세 133만 원으로 거래됐다. 동일 평형은 지난달 20일 보증금 4억 원, 월세 90만 원에 세입자를 구했는데 보증금과 월세가 같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워낙 전세 물건이 없다 보니 가격이 세게 형성돼 있다”며 “전월세 전환율은 어겨도 집주인 패널티가 없는 권고사항이라 하락 조정 이후에도 시세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월세 전환율 4%→2.5% 내려도 효과 미미…매물 품귀에 5~6% 이상 거래

전월세 전환율은 기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지 않은 신규 임대차 계약은 집주인이 새로 전월세 가격을 정할 수 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기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상한인 5%까지 올리는 게 아니라면 신규 계약을 선호하게 된다. 신규 임대차 계약을 위해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살거나 빈 집으로 두는 경우가 늘면서 매물이 더 줄어들어 가을 이사철 전세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기존 4%인 전월세 전환율도 위반 시 처벌 규정이 없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권을 비롯해 마포구와 용산구 등지의 신축 아파트 반전셋집들은 매물이 귀해 5~6% 이상의 전월세 전환율로 거래되고 있다. 29일부터 하향 조정되는 2.5%의 두 배가 넘는 비율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교통이 좋은 대단지 아파트가 전셋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개정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 매물 품귀가 심화하면서 수급 불균형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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