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추석 당일로 변경 추진에 '요일 변경' 또 논란

입력 2020-09-23 15:12수정 2020-09-2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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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형마트에 정기휴무일을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이번에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대형마트는 추석 직전 주말 매출이 가장 높은 만큼 추적 직전 일요일인 27일 영업하게 해달라고 지방자치단체에 의무휴업일 요일 변경을 요청했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신 일부 지자체의 경우 10월 의무휴업일 대신 추석 당일(10월 1일)로 대체 지정하면서 노조 반발이 나오고 있다. 노조 측은 10월 의무휴업일 2회 외에 추가로 명절 당일에 쉬겠다고 주장하면서 양측이 대립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의무휴업일 대체 지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지난 7월 말 발송했다. 추석 당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고, 기존 의무휴업일 중 하루는 정상 영업하게 해달라는 요구로, 명절 당일 직원들의 휴식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대형마트 업계는 명절 직전 주말에 추석용품과 막바지 선물세트 구매 수요가 몰리는 점을 고려해 9월 27일 일요일에 영업하기를 희망했다. 의무휴업 요일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형마트의 90% 정도는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이 의무휴업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가 9월 의무휴업일 요일 변경을 불허했다. 대신 일부 지자체의 경우 10월 의무휴업일 변경은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마트는 10월 의무휴업일을 추석 당일로 바꿔 문을 닫는다.

홈플러스는 기존 의무휴업일을 내달 1일로 변경한 점포 수가 이날 현재 총 140개 점포 중 27개다. 내달 11일이던 기존 의무휴업일을 1일로 변경한 곳은 강동점과 화성향남, 화성동탄, 병점, 인하, 인천숭의 등 11개 점포며, 14일에 쉬던 것을 1일로 바꾼 곳은 킨텍스점과 고양터미널점 일산점 등 9개다. 이외에 이달 23일과 내달 9일과 10일, 11일 휴무를 추석 당일로 바꾼 곳도 7개다.

나머지 113개 점포는 추석 당일 영업하고, 킨텍스, 강동, 중계, 인천송도, 안산, 안산고잔, 분당오리, 경주, 아시아드 등 9개점은 점포 내에 입점한 몰의 경우 의무휴업일에도 각 임대점주의 재량에 따라 영업을 할 수 있다.

이마트도 지자체의 의무휴업 변경 공고에 따라 의무휴업일을 추석 당일로 변경하는 점포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이마트 천호점과 명일점, 과천점 등이 추석 당일 쉰다. 이마트 관계자는 “명절을 맞아 근로자들이 추석 당일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도록 근로자 복리후생 증진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요청했다”면서 “지자체 결정에 따라 영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은평점과 양덕점 등 40여 개 점포가 추석 당일 휴무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형마트의 명절 당일 의무휴업일 변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형마트들은 지난해에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의무휴업일 대체 지정을 요청했다. 전국 189개 시·군·자치구 중 43곳만 이를 승인해 전국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중 29%인 117개 점포만 추석 당일에 쉬었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변경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마트노조는 의무휴업이 변경이 아닌 추가 휴무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실상은 매출이 떨어지는 명절 당일 대신 일요일에 장사하려는 속셈”이라면서 “의무휴업은 그대로 진행하고 추석 당일 휴무를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형마트가 코로나19 확산,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외, 확진자 방문으로 인한 개별 점포의 임시 휴점에 따른 손실 등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지나친 요구라는 하소연도 나온다. 대형마트와 재계 단체들은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통 환경이 온라인 중심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인 대형마트 규제는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마트는 올 2분기 영업손실 474억 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적자폭을 키웠고, 롯데마트 역시 57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롯데마트는 연내 16개 점포 폐점 계획과 함께 사업 시작 후 처음으로 6월부터 무급 휴직을 실시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갈수록 업황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직장이 사라지면 일자리도 없는 만큼 근로자도 상생에 나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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