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발표는 없었다…배터리 데이에 국내 업계는 우선 '안도'

입력 2020-09-2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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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형 배터리 개발 시 협력 등 호재 기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연합뉴스

깜짝 발표는 없었다.

23일 열린 테슬라 '배터리 데이'에 대한 업계 전반의 평가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도 직접적인 여파는 없을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우선 이날 100만 마일 배터리나 전고체 배터리 등 신기술이 공개되지 않은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까지는 공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100만 마일 배터리 등 일부 기술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점쳐졌다"며 "예상과는 달리 장기 로드맵 위주의 발표라 충격은 적었다"고 말했다.

향후 배터리 업계의 경쟁력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 달린 만큼,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단,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구체적으로 밝힌 배터리 양산 계획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테슬라는 이날 2∼3년 안에 10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생산 능력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현재 배터리 점유율 1위인 LG화학의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현 가능성은 차치하더라도 기존 업체들에는 충분히 위협적이고 경각심을 준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번 행사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국내 업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본다.

테슬라는 이날 3~4년 안에 원통형 배터리 '4680'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일명 '반값 배터리'로 지름 46㎜, 높이 80㎜의 크기다. 현재 공급되는 원통형 배터리는 2170으로 지름 21㎜, 높이 70㎜다.

일런 머스크 테슬라 CEO는 공정을 개선해 가격을 56% 낮추는 동시에 주행거리를 54%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이 배터리를 3∼4년 안에 양산하고 생산능력을 2022년 100기가와트시(GWh), 2030년 3테라와트시(TWh)까지 늘릴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 로드맵대로라면 원통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기술을 개발해온 업체들에 비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당장 테슬라가 배터리를 자체생산하긴 어려운 만큼, 단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배터리 업체들로부터 공급을 늘리거나 기술개발 협력을 늘려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머스크 CEO도 배터리 데이 직전에 SNS에서 2022년 배터리 공급 부족 가능성을 거론하며 "LG화학, CATL, 파나소닉 등 기존 공급사들로부터 주문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원통형 배터리는 국내 업체들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테슬라가 최근 각형 배터리 중심의 CATL과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데, 이번에 원통형 배터리를 강조하면서 다른 업체들과 협력을 늘릴 수도 있을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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