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송' SK이노베이션 "‘문서삭제’ 주장 거짓"…LG화학 "오도하지 않길"

입력 2020-09-2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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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모두 "정정당당하게 소송에 임해달라" 당부

배터리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인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이 기술을 탈취당했다고 주장에도 실제로 입증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이 기술 탈취 증거를 은폐하기 위해 문서를 삭제했다는 주장 역시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SK이노베이션은 22일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994 특허 발명자가 특허침해 소송이 예견된 작년 7월 이후 관련 문서를 삭제했다고 주장한다”면서 “삭제했다고 주장한 주요 문서들은 한 건도 빠짐없이 정상 보존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증거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발명자의 VDI(일종의 클라우드 업무시스템) 백업파일을 포렌식 목적으로 LG화학에 제공한 바 있음에도 LG화학은 이 같은 사실을 왜곡해 문서 삭제라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A7 등 선행 제품을 참고해 994 특허를 발명했다며 디지털 포렌식을 요청했으나, A7은 선행기술이 될 수 없고 기술적 차이는 ITC 절차에서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문서들에는 LG화학이 선행기술이라고 주장하는 A7 제품에 대한 어떠한 언급이 없다”며 “LG화학은 삭제된 파일에 A7 제품의 3면 실링(Sealing) 기술이 언급돼 있다고 주장하나, 실제 확인결과 해당 기술에 대한 언급조차 없으며 대신 전혀 다른 개념의 공정인 포밍(Forming) 기술에 대해 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LG화학은 내용상으로는 전혀 관련이 없는 문서의 일부 내용을 확대 왜곡해 관련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은 또 정상적으로 보관되고 있는 파일들이 마치 삭제된 것처럼 표시해 ITC에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작년 7월부터 팀룸(공용웹하드)에서 총 74건의 LG 관련 파일을 삭제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실 확인결과 양극재를 테스트한 자료 파일(CSV·데이터값) 3건을 제외한 71건은 전부 멀쩡히 보존 중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 문서들도 특허침해 소송이나 특허기술과 무관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상식적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난 후 관련된 문서를 삭제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며 “그럼에도 LG가 이런 왜곡·억지 주장을 하는 것은 LG화학이 ‘근거 제시를 통한 정정당당한 소송전략’이 아닌 ‘말도 안되는 문서 삭제 프레임’에 의존하는 것으로 오해받기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이번 분쟁이 시작된 이후 세상 모두가 요구하는 실체적 진실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정정당당하게 소송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작년 4월 진행한 문서 보안 점검 건을 연결시켜 이번 994 특허침해 소송에서도 문서 삭제를 주장하지만, 당시 삭제된 문서들과 이번 특허침해 소송 및 특허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전혀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 문서 삭제는 회사가 정기·수시로 진행하는 문서 보안점검”이라며 “당시 LG화학이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할 것임을 전혀 예견할 수도 없었을 뿐 아니라 또 LG로부터 미국 소송을 예견할 수 있는 어떠한 연락을 받은 바 없었기 때문에 미국법에 따른 문서 보존 의무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LG화학이 지난해 4월 30일 ITC에 영업비밀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을 인지한 후 바로 배터리 사업 전사에 문서 보존 공지 및 설명회를 개최했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문서보존을 엄격하게 실시 중”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배터리 산업 생태계와 국가 경제성장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여러 번 강조한 바 있다”며 “소송에도 책임감 있게 근거를 제시하면서 정정당당하게 임하되, 대화를 통해 현명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자고 당부하고자 한다”고 주문했다.

또 “정의와 국민 앞에 정정당당함과 진정성만을 보여야 한다”며 “역사는 아니면 말고 식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일축하면서 “다만, ITC에 (SK이노베이션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을 마치 당사의 주장이 거짓으로 밝혀진 것처럼 오도하지는 말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만간 ITC 산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의 공식 의견도 곧 공개될 예정이니 결과를 지켜봐 달라”며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는 소송 결과가 말해줄 것으로 생각하며, 소송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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