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의 오해, 정상 안압에서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입력 2020-09-1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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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이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시야결손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이를 방치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는 흔히 높은 안압 때문에 발생하는 병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안압이 정상범위인데도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정상안압 녹내장’이 더 흔한 실정이다. 국내 녹내장 환자의 대부분이 정상안압 녹내장으로, 전체 녹내장 환자의 80%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정상안압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범위 내에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시신경에 지속적인 손상이 진행되는 것을 말하는데,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시신경이 파괴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진행되거나 말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말기에 이르면 터널을 통해 사물을 보는 것처럼 시야가 좁아지며, 심해질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발생 원인도 다양하게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녹내장 가족력이 있거나 정상범위 내에서 안압이 높은 사람, 근시가 있는 사람들이 발병률이 높으며, 저혈압, 고혈압, 심장질환 등을 가진 환자도 시신경이나 시신경 주변 혈류장애로 인해 녹내장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정상안압 녹내장일 경우에는 안압이 정상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밀 검사가 중요하다. 녹내장검사는 ▲시야 분석 검사 ▲시신경 및 망막의 구조 분석 검사 ▲위험인자 분석 검사 세 부류로 나누어지며, 시야 분석 검사는 일반적인 시야손상 범위를 측정하는 험프리 시야검사나 초기 운동감지 시야손상 범위를 측정하는 FDT 시야검사로 이루어진다.

시신경 및 망막의 구조 분석 검사는 광각안저촬영, 시신경섬유층촬영, 시신경 및 망막 안구광학단층검사, HRT시신경 유두분석검사의 결과를 종합하며, 위험인자 분석 검사는 전안부 우각 안구과학단층검사, 초음파 각막두께 검사, 레이저 안축장 검사, 일반 굴절검사 등이 포함되어 있다. 녹내장 검사를 통해 치료를 요하는 녹내장인지, 경과를 지켜보아도 되는 단순 녹내장의심증인지 감별하게 되는데, 단순 녹내장의심증이라도 향후 녹내장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으면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

정상안압 녹내장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레이저치료 ▲수술치료로 이루어지며, 녹내장 초기에는 안압을 낮추는 약물치료를 먼저 시행하고, 약물로 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병이 진행되어 시신경 기능이 저하되면 추가적인 손상을 막기 위해 레이저치료와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이상윤 SNU청안과 원장은 “정상안압 녹내장은 자각증상이 없고,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40대 이상은 정기적인 안과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스스로 경각심을 가지고 대비하는 것이 최선인 만큼 눈에 문제가 없더라도 가까운 안과에서 검진을 받아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녹내장은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중요한 만큼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겸비한 안과전문의가 상주하는 안과를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개인별 녹내장 진행상태에 따른 체계적인 맞춤 치료가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평소 물구나무서기, 요가 등 안압 상승을 유발하거나 안구혈액순환에 좋지 않은 자세나 꽉 조이는 넥타이는 피하고, 충분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눈 건강을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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