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부작용에…진단키트 대장주 ‘씨젠’ 꿈틀

입력 2020-09-1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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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 오른 26만7700원…8거래일간 15%↑
백신 개발 지연될수록 진단키트 ‘특수’도 연장
코로나ㆍ독감 동시 검사 가능…수요 급증 기대

▲씨젠 주가 추이.

진단키트 ‘대장주’ 씨젠의 주가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장밋빛 전망에 젖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이 잇단 잡음에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 개발이 지연될수록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늘어나게 돼 진단키트 ‘특수’도 연장된다. 덩달아 가을로 접어들며 독감 유행 시즌이 도래함에 따라 코로나19와 독감을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는 씨젠의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6일 코스닥시장에서 씨젠은 전 거래일보다 5.73% 오른 26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씨젠은 7일부터 이날까지 8거래일 중 6거래일 오르며 14.6% 상승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의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진행하던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 발생 탓에 중단되면서 씨젠은 상승세를 탔다.

앞서 주가는 큰 방향성 없이 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이었다. 지난달 13일 씨젠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690억 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웃돈 ‘깜짝실적’이었지만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나오며 주가는 급락했다. 이후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급증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에 따른 수급 호재로 상승한 날도 있지만, 곧바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진단키트 공급 경쟁 심화와 백신 개발 시 진단키트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한 탓이다. 일각에서는 2분기 실적이 정점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하지만 백신 출시가 올해를 넘기고 늦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씨젠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백신 임상 중 잇따라 부작용을 발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미국 대선 전에 백신을 배포할 수 있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언장담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6일 백신 임상을 중단한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과 브라질 등에서 임상을 재개했지만, 미국에서는 규제 당국의 우려로 임상이 보류된 상태다. 15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가장 빨리 백신을 출시할 것이라고 언급한 화이자도 3상 시험 중 경미하거나 중간단계 부작용이 발생한 사실이 알려졌다.

여기에 독감 유행 시즌이 다가오면서 진단키트가 다시 불티나게 팔리는 상황이 전망되고 있다. 가을과 겨울철 코로나19에 독감 유행까지 겹치는 ‘트윈데믹(비슷한 2개의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 가능성 때문이다. 코로나19와 독감은 발열ㆍ기침ㆍ근육통 등 초기 증상이 유사해 정확한 검사 없이는 독감 환자와 코로나19 확진자를 구분하기 어렵다. 씨젠은 코로나19와 독감을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시장에 내놓은 상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씨젠의 소재지인 서울시 송파구 진단키트 수출금액은 출항일 기준으로 6580만 달러(한화 약 778억 원)로 7월 대비 36.0% 증가했다”며 “고점이었던 4월과 비교해도 약 22% 증가한 수치”라고 짚었다.

이어 “그 배경은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곧 도래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씨젠의 세트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씨젠은 지난 8일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독감 등 기타 호흡기 바이러스 등 총 5종의 바이러스를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출시한다고 밝히면서 9월은 물론 4분기 트윈데믹 시즌을 맞아 본격적인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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