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대신 백신 태울 준비하는 항공업계…IATA 보잉 747 화물기 8000대 필요

입력 2020-09-1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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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ㆍ아시아나항공, 국제표준 인증 갖춰

▲대한항공 화물기. (사진제공=대한항공)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를 위해 3000만 명 분량의 해외 백신을 확보할 것이라 밝히자 항공업계가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항공사들은 이미 의약품 운송 능력을 갖추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운송과 관련해 아직 정부의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백신 개발 및 수요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코로나19 백신은 온도에 민감한 제품 특성상 항공화물로 수송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세계적인 확산세로 인해 전 세계 인구의 대부분이 접종하게 될 것으로 보여 운송 물량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백신 운송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면서 78억 인구가 한 번씩 접종하기 위해서는 보잉 747 화물기 8000대가 필요하다고 예측했다.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IATA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백신을 안전하게 전달하는 것은 금세기 글로벌 항공화물 산업의 사명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도 백신 수송을 위한 항공화물 수요가 발생하면 3% 이상의 물동량 증가 효과가 기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6억 도즈(도즈=1회 접종량)만 항공편으로 운반된다 하더라도 1600편의 추가 항공화물 수요가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월평균 약 900편의 항공 화물기를 운항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물량이다.

다만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종별로 운송 물량이 달라서 화물기 한 대에 백신이 얼마나 실린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백신 운송은 화물수송으로 여객사업의 빈자리를 메워온 항공업계에 기회다.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이미 동물을 비롯해 다양한 화물을 운송하고 있어 백신 수송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IATA로부터 항공 화물로 의약품을 운송할 수 있는 자격을 증명하는 국제표준 인증인 'CEIV Pharma'를 취득했다. 국내 항공사 중 CEIV Pharma를 취득한 곳은 두 곳뿐이며 전 세계적으로는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등이 해당 자격을 갖추고 있다.

의약품은 상온에서 변질할 수 있어서 저온 운송, 냉장 보관 등이 중요하다. CEIV Pharma는 온도 관리 능력과 의약품 운송 절차, 보관 시설 장비 및 규정 등 280여 개 항목을 까다롭게 평가한다.

의약품 항공 운송 시장은 이미 성장성이 높은 차세대 물류 분야로 주목받아왔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5.4%의 시장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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