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독감 무료접종 검토"…방역당국 "실효성 없다”

입력 2020-09-1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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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통신비에 발목 잡히자…여당 반대 고수하다 입장 바꿔

절충안 마련 땐 주말께 처리…"전국민 접종 필요하지 않아"

▲8일 오전 광주 남구 백운동 인구보건복지협회 광주전남지회 가족보건의원에서 한 시민이 독감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주 내로 7조8000억 원 규모 4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협상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측이 제안한 전 국민 독감 백신 무료 접종과 관련해 민주당이 논의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민주당 정책위 핵심관계자는 15일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에서 독감 백신 무료접종을 전 국민으로 확대해야만 추경안 처리에 협조하겠다면 민주당도 무료접종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원내 협상 과정에서 논의 여지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상 여당이 주장한 만 13세 이상 전 국민 통신비 2만 원 지급안을 둘러싸고 포퓰리즘 논란에 휩싸였다. 이러한 통신비 지급안이 4차 추경 처리에 난항이 되자, 민주당도 야당의 일부 주장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로써 여야 합의안이 마련되면 추경안 처리도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정부와 민주당은 독감 백신 주문과 생산에 수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들어 반대 입장을 밝혀 왔지만, 유료 접종분 1100만 명분을 무료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이다.

9300억 원에 달하는 통신비 2만 원 지급 예산을 처리하려는 여당과 최소 1200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 독감 백신 무료접종 확대 예산을 요구하는 야당 간 절충안이 마련될 경우, 이르면 오는 주말께 4차 추경안이 처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에서 요청하는 독감 백신 무료접종은 기존 3000만 명 접종 분량 가운데 1900만 명 무료 접종 이후 남은 1100만 명 규모의 유료 접종분을 무료화시키자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예산 소요가 있으니 기획재정부와도 논의해야 하고, 부처에서의 동의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추경 처리에 시일이 걸리더라도, 절충되면 상임위 통과부터 속도를 낼 것이라는 게 정계의 전망이다.

만 13세 이상 전 국민에게 월 2만 원 이동통신요금 1개월분을 지급하는 예산만 9280억 원으로 잡히자, 국민의힘은 강력 반발하며 대안으로 독감 백신 무료접종을 제안했다.

3차 추경 당시 독감 백신 무료지원 대상을 1900만 명까지 늘리기로 해 예산 489억 원이 확정됐지만, 이번 4차 추경으로 남은 1100만 명까지 무료지원하게 되면 추가 소요 예산은 최소 1200억 원에서 최대 2000억 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심사과정에서 통신비 부담 완화 보다 지지를 받으면서 현실적 대안을 (야당에서) 제시한다면 저희는 충분히 검토할 의사가 있다”며 “(무료 접종) 대상을 더 넓히던가 하는 것은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전 국민에게 무료접종을 하자는 것은 현실적으로 미리 검토해보지 못한 주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단 논의 여지가 마련되면서 여야 간 추경안 심사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다만,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강조한 오는 18일 추경안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는 18일까지 본회의에서 4차 추경안 처리는 어렵다고 못 박았다. 주 원내대표는 “추경은 상임위 예비심사를 거쳐서 예결위 심사를 거쳐서 통과된다”며 “지금 상임위 한두 곳에서 심사가 시작됐다. 전액을 빚내서 하는 7조8000억 원 예산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며 현미경 심사를 예고했다.

이에 대해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방역 또는 역학적 논리상 전체 국민에 대한 접종 필요성이 낮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며 “백신은 5∼6개월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지금 확보했거나 확보 중인 백신도 지난 3월부터 이미 생산을 시작해 공급하는 상황”이라고 반대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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