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코노미] 2004년 쓰나미 실화…영화 '더 임파서블' 통해 본 자연재해와 경제

입력 2020-09-11 16:17수정 2020-09-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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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코노미는 넷플릭스와 왓챠 등 OTT(Over The Top) 서비스에 있는 콘텐츠를 통해 경제를 바라보는 코너입니다. 영화, 드라마, TV 쇼 등 여러 장르의 트렌디한 콘텐츠를 보며 어려운 경제를 재미있게 풀어내겠습니다.

▲영화 '더 임파서블' 포스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평화로운 크리스마스 다음 날 아침의 해변. 야자수가 흐드러진 그림 같은 배경을 뒤로 모두가 휴가를 즐길 때, 갑자기 까마귀 떼가 날아오르고 땅이 진동한다. 그리고 곧 거대한 해일이 사람들이 머무는 해변과 리조트를 덮친다. 엄청난 파도에 사람도 건물도 모두 휩쓸리는 상황. 휴가를 왔던 베넷 가족은 서로의 생사도 모른 채 뿔뿔이 흩어진다. 2004년 남아시아대지진 당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더 임파서블(The impossible, 2012)'이다.

▲마리아(나오미 왓츠)는 쓰나미로 부상을 입어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면서도 이타적인 면모를 보인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더 임파서블은 쓰나미로 생이별한 가족이 다시 만나는 과정에 집중한다. 보통의 할리우드 영화처럼 재난을 볼거리로 소비하지 않는다. 화려한 CG(컴퓨터그래픽)가 주는 스펙터클이나 영웅 서사가 없다. 대신 스크린을 채우는 건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사투 속 피어난 가족애, 재난 상황에서도 낯선 이를 돕는 따듯한 마음이다. 사람들은 배터리 충전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낯선 이에게 선뜻 전화를 빌려주고, 가족 잃은 이들을 위로한다. 주인공 마리아(나오미 왓츠 분)는 피를 철철 흘리는 순간에도 12세 아들 루카스(톰 홀랜드 분)에게 남을 도우라 말한다.

주변을 둘러봐. 여기 사람들은 너무 바빠. 가서 그들을 도우렴.

영화는 실제 2004년 태국에서 쓰나미를 겪은 스페인 가족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BBC 보도에 따르면 실제 인물인 마리아 벨론은 영화를 보며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실제와 똑같다"고 전했다. 쓰나미는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주 앞바다에서 일어난 리히터 규모 9.3의 강진으로 인해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는 물론 인도, 예멘, 케냐 등 총 14개국 연안에 쓰나미가 덮쳤다. 23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경제 피해는 107억3000만 달러(약 12조7000억 원)에 달했다.

첫 시작은 지진,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이 피해 키워

▲2004년 당시 태국에서 쓰나미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푸껫 인근 까오락 해변 리조트. 이곳은 영화 '더 임파서블'의 배경이 됐다. (연합뉴스)

쓰나미는 지진 때문에 발생했지만, 피해를 키운 건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 오염이었다. 당시 로이터 통신은 그린피스 환경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한 가운데 홍수림과 산호초 등 (지진해일) 자연 방어벽이 손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환경전문가 역시 “인간 활동, 연안 휴양지 개발과 자연 보호벽 파괴가 엄청난 피해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16년 전 우리는 문제의 원인을 알고 있었지만, 해결하지 못했다. 오히려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기후가 바뀌며 인류는 전보다 더 잦은 재난을 겪고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선이 바뀌며 동남아 국가는 폭풍우, 쓰나미에 더 쉽게 노출됐다. UN 재해위험감소사무국(UNISDR)이 2018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17년까지 파악된 재해 중 91%가 기후 관련 재해였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 보고서를 두고 "미래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채만한 파도, 한반도에도 찾아온다

▲'더 임파서블' 속 한 장면. 가족들이 머무는 리조트에 쓰나미가 찾아오면서 베넷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기후 변화로 인한 집채만한 파도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그린피스는 온실가스 배출이 현 추세와 같이 계속 증가한다면, 10년 뒤 태풍이 왔을 때 한반도 곳곳이 물에 잠길 것으로 예측했다. 해운대와 인천공항, 국회의사당이 물에 잠기고, 서해안 지역에는 2~4m 높이의 해일이 밀려들 것으로 내다봤다. 피해 이재민은 330만 명 이상. 공항과 산업시설이 침수돼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위 '기후 악당' 한국의 미래다. 먼 미래도 아니다. 고작 10년 후다.

2004년 지진 해일 당시에는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라는 말이 널리 쓰였다. 지난 5년 동안은 '기후 변화'(Climate change)가 주로 쓰였다. 기상 이변과 재해 등 기온 상승으로 인한 광범위한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기후 위기'(Climate crisis)라는 말이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만약 기후 위기가 매년 찾아온다면 '일상 위기'(Daily crisis)라는 말이 널리 쓰이지 않을까 싶다. 상상을 조금 더 보태자면, 그 일상 위기에는 거대한 해일이 우리집 앞마당에 찾아오는 일이 포함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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