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TALK] 환자ㆍ보호자ㆍ의료진의 하모니가 중요한 황혼의 불청객, '파킨슨병'

입력 2020-09-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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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범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파킨슨병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경희대병원)

미국 배우 마이클 제이폭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복서 무하마드 알리. 이들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진 질환이 있다. 바로 '파킨슨병'이다.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는 완치가 아닌 증상 호전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런 만큼 진단을 위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파킨슨병의 증상과 증상 호전을 위한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특이 행동 변화 감지되면 조기진단 위해 빠르게 진료받아야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들이 손상돼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으로, 일부 유전자 이상이 확인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인이 불분명하다. 뇌졸중, 감염 후 뇌병증, 약물·연탄가스 중독 등이 선행되면 이차성 파킨슨증이라고 일컫는다. 또 파킨슨병과 유사한 임상 증상과 추가적인 신경학적 이상이 있고 치료에 반응이 미약하고 진행이 좀 더 빠른 파킨슨 증후군도 있다.

파킨슨병은 환자마다 나타나는 양상과 발생 시기가 다르다. 운동증상에는 행동이 느려짐(서동), 떨림(안정 떨림), 뻣뻣함(경축), 중심 잡기 어려움(자세 불안정), 걸음 불편(보행장애) 등이 있다. 증상 대부분은 서서히 발생하고 조금씩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 발병했는지 파악하기는 어렵다. 떨림은 일찍 알아챌 수 있는 증상이지만, 본태성 떨림(수전증)으로 오인해 병원을 늦게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안태범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에 의해 나타나는 운동증상의 특징은 몸 한쪽에만 나타나거나 양쪽에 발생하더라도 한쪽의 증상이 더 심하다는 것"이라며 "변비, 후각 기능 저하, 우울증, 수면장애(렘수면 장애) 등과 같은 비운동 증상은 운동증상과 함께 발생하지만, 파킨슨병 발병 전에도 발생할 수 있어서 조기 진단의 지표로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운동 증상 중심의 파킨슨 진단, 진단에 가장 중요한 '신경학적 진찰 소견'

파킨슨병은 뇌 신경 세포가 파괴된 후 수년이 지나야 증상이 나타나고 여러 증세가 복합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의 진찰을 통해 정확하게 진단받아야 한다. 진단 기준은 운동증상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떨림과 서동 등 주요 증상이 두 가지 이상 있으면서 이 증상들이 파킨슨병 약물로 호전되는 것이 확실할 때 파킨슨병으로 임상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안태범 교수는 진단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신경학적 진찰 소견"이라며 "필요에 따라 이차성 파킨슨증, 파킨슨 증후군과 구별하기 위해 뇌 MRI를 시행할 수 있으며 뇌 속 도파민 부족을 확인하는 페트(PET)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치료법에는 약물, 운동, 수술, 물리치료 등이 있다. 증상이 가볍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어 약물치료를 미루는 때도 있는데, 도파민 부족 상태가 지속하면 증상이 더욱 악화할 수 있어 질병에 대한 상담과 함께 최소한의 약물치료를 적극적으로 시작하는 것을 권한다.

안타깝지만, 현재 적용되고 있는 치료법으로는 소실된 뇌세포를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없다. 즉, 파킨슨병 치료는 근본적으로 대증치료이기는 하나, 줄어든 도파민을 공급해 줌으로써 뇌의 기능 정상화를 도모하는 것이므로 발병 기전에 대한 효과적이고 중요한 대비책이라고 할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운동은 약물 복용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걷기, 맨손체조, 러닝머신, 요가 등 할 수 있는 운동을 될 수 있으면 매일, 한 번에 30분 정도 숨이 찰 정도의 강도로 진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안태범 교수는 "완치는 어렵지만, 치료제의 발전이 지속함에 따라 얼마든지 일상 속에서 관리할 수 있다"라며 "희망을 바탕으로 병의 진행단계에 맞춰 치료방법과 속도를 적절히 조절해나가는 환자, 보호자, 그리고 전문 의료진의 '하나 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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