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A "완성차 업계 중고차 시장 참여 제한, 경쟁력 저하 유발"

입력 2020-09-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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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국산 중고차 감가율, 수입차보다 불리…"진입 규제 해소돼야"

▲중고차 감가율 비교 (사진제공=KAMA)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참여를 제한한 규제가 국산 중고차의 경쟁력 저하를 유발하고, 신차 경쟁력 향상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에서 수입차 업계는 인증제를 바탕으로 중고차 거래시장에 참여 중이지만, 국산차 업계는 중소기업적합업종제에 따라 중고차 시장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9일 '중고차거래 시장참여와 신차경쟁력' 자료를 통해 "미국과 유럽 등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 규제가 없는 선진국에서는 '중고차 인증제'가 시행되고 있다"며 "이 제도가 중고차 가치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시장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고차 인증제란 소비자가 구매한 신차 중 일정 기한이나 주행거리 내로 운행한 차를 완성차 업체가 다시 구매하고, 상태를 정밀 점검 및 검사한 뒤 필요할 경우 수리해 새로운 고객에게 판매하는 제도다. 판매 후에도 회사 차원에서 차의 안정성과 수리, 품질 보증 등을 제공하고, 현재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렉서스 등이 인증 중고차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KAMA는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중고차 경쟁력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신차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제한이 없는 미국에서는 한국 브랜드와 외국 브랜드 중고차 감가율 간의 큰 차이가 없고, 차종에 따라서는 한국 브랜드의 가격이 높은 사례도 있다는 설명이다. 중고차 감가율은 신차 가격에 대한 중고차 가격의 하락 폭을 나타내는 지표다.

미국에서 거래되고 있는 2017년식 현대차 아반떼의 평균 감가율과 같은 기간 폭스바겐 제타의 감가율은 모두 34.8%로 같았고, 2017년식 현대차 쏘나타와 폭스바겐 파사트의 감가율은 각각 43.3%, 43.9%로 비슷했다.

SUV 중에서도 2017년식 현대차 투싼의 평균 감가율은 37.7%로 조사됐는데, 이는 같은 연식 GM 트랙스(38.1%), 폭스바겐 티구안(47.5%)보다 유사하거나 더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국내에서는 국산차 업계가 수입차와 달리 중고차 시장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어 국산 중고차가 불리한 조건에 놓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의 2017년식 제네시스 G80은 올해 30.7% 내려간 가격에 거래되고 있지만,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25.5%, GLC는 20.6%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현대차 쏘나타의 가격은 45.7% 떨어진 반면, BMW 3시리즈는 40.9% 내려간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

또한, KAMA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참여 제한이 판매자와 구매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을 유발해 소비자의 피해가 우려된다고도 주장했다.

중고차 인증제가 전면 시행되는 해외에서는 전문적인 적정가격 산출시스템과 철저한 품질인증절차가 있어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지만, 국내에선 국산 인증 중고차가 없고 객관적 품질 인증 시스템 등의 미비로 소비자의 불신이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1월 소비자 인식조사를 시행한 결과, 76.4%가 국내 중고차 시장이 불투명하고 낙후됐다고 응답했다.

KAMA는 결과적으로 한국 브랜드가 수입차 대비 역차별을 받으며 중고차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소비자의 중고차 시장 불신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최근 소득향상에 따라 고급화, 개성화, 다양화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중고차 시장도 차별화와 고급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중고차 경쟁력이 신차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 규제는 조속히 해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역차별의 해소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철저한 품질 관리, 합리적인 가격 산출 등 객관적인 인증절차를 거친 중고차 제품의 공급을 보장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중고차를 거래할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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