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화재가 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지원 루머로 홍역을 앓고 있다. 동부화재의 안일한 대처에 주가는 지난 10월 한 달 동안 반 토막 넘게 빠진 것.
이런 루머에 대해 개인투자자는 물론 애널리스트들 역시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회사에서는 그저 묵묵부답이다.
그저 기존 주주, 기관투자자는 물론 동부화재 직원들 마저 '부모 잘못 만난 죄'라며 주가 하락의 아픈 마음을 달래고 있다.
이에 대해 투자자들은“동부그룹 이준기 회장이나 동부화재 김순환 사장이라도 나서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는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의 우려
주식시장에서 동부화재와 관련된 루머는 우선 동부건설과 동부제철이 있다.
건설주와 철강주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동부화재가 동부건설과 동부제철에 대해 자금지원에 나설 것이란 소문이다. 여기에 동부하이텍에 대한 지원설까지 나오고 있다.
즉,동부화재가 이들 계열사에 대해 회사채 매입이나 대출, 지분매입 등의 방법으로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시장에 돌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동부화재는 실적은 긍정적이지만 그룹 계열사 지원 우려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시장의 우려로 동부화재는 10월 1일 2만7950원이던 주가가 이달 6일 1만6000원으로 40%가 넘게 빠졌다. 동종업계 주가가 20%대 떨어진 것에 비해 많이 떨어진 것이다.
지난 달 1일부터 이달 6일까지 기관 투자자들은 100만주가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역시 100만주에 가까운 주식을 판 반면 개인만이 200여만주 사들였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 현대화재 등 동종 주식들에 대한 기관과 외국인의 매매 패턴과는 분명히 다르다.
◆주가 하락 나 몰라라 하는 동부화재
동부화재는 큰 손해를 보고 있는 투자자의 아픔을 외면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주가하락에 대해“전 세계는 물론 국내 주식시장 하락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주식시장의 우려에 대해 동부화재측은“전년동기 대비 수익이 소폭(4.5%) 감소했지만 1400억원대의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건설사 PF 규모도 800억원대에 포스코 등 우량 건설사들과의 거래뿐이라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우려 부분이 동부화재 내부 문제에 대한 부분이 아닌데도 내부문제가 없다는 해명만 할 뿐이다.
동부화재의 내부 관계자는“시장의 여러 우려에 대해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다”며“그렇지만 우리 내부 문제가 아닌 모기업과 계열사들 문제로 우리가 매일 루머에 시달리니 더욱 힘이 든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그룹과 관련된 이야기를 함부로 할 수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동부화재가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진 것은 그저 부모 잘못 만난 죄 아니겠냐”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동부화재의 직원과 주주들을 위해서, 김준기 회장이든 김순환 사장이 나서서 시장 우려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이든 IR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