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에서 돌아온 58조…향배는?

입력 2020-09-06 13:08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카카오게임즈 공모 청약에 몰렸던 58조 원의 다음 행선지에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58조 원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지 않으면 국내 시가총액 2위 기업 SK하이닉스(57조2938억 원)를 통으로 살 수 있는 돈이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를 1주라도 더 받기 위해 빚낸 대다수 투자자가 환불금을 대출 상환에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와 낮은 예금 금리로 인해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대규모 자금이 주식시장에 다시 유입될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사들도 물들어올 때 노 젖기 위해 카카오게임즈 공모 청약자를 대상으로 프로모션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기업공개(IPO) 공동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인수회사로 참여한 KB증권 등은 공모 청약 후 남은 증거금 58조5000억 원가량을 지난 4일 고객에 환급했다.

환불금의 행로는 3가지로 파악된다. 투자자가 은행으로 이체하거나, 증권사 계좌나 CMA에 두는 경우, 또는 주가연계증권(ELS)·펀드·랩어카운트 등 증권사 금융상품을 매수하는 경로다.

우선 카카오게임즈를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마련)한 대출금을 갚는 흐름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금에는 대출 자금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31일보다 4조6486억 원 증가한 128조92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기록한 사상 최대 월간 증가액(4조704억 원)보다 더 큰 빚이 겨우 이틀 만에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여유자금도 증시 주변에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청약 환불금이 30조8000억 원에 달했던 SK바이오팜의 사례를 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과 CMA잔고는 SK바이오팜의 공모 청약 이틀간(6월 23~24일) 11조8000억 원가량 감소한 바 있다. 그러나 환불일인 지난 6월 26일 전날보다 13조6000억 원 불어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후 시중 유동자금의 지속 유입으로 투자자예탁금과 CMA 잔고는 지난달 31일 각각 60조5270억 원, 60조9633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현재는 카카오게임즈 공모 청약으로 인해 지난 1~2일 약 29조 원가량 빠져나가면서 각각 40조 원대로 내려온 상황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들이 공모주 청약과 증시 투자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아, SK바이오팜 청약 이후와 유사한 패턴으로 다시 고객 예탁금의 점진적인 증가가 예상된다”며 “시중에 투자할 대안처가 마땅하지 않은 점을 감안했을 때 환불금은 CMA 등 단기 상품이나 증권계좌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일부 자금은 증권사가 판매하는 ELS 등 금융상품 매수에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이 ‘어장’에 들어온 ‘물고기’를 가두기 위해 프로모션을 한껏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카카오게임즈 청약자를 대상으로 펀드, 랩어카운트, ELS 등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금액에 따라 최대 3만 원의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하고 있다. ‘뱅키스’ 계좌 고객에겐 ELS 가입금액 1000만 원 당 1만 원 상당의 백화점 모바일 상품권을 최대 100만 원까지 주기로 했다.

삼성증권도 청약자 대상으로 오는 29일까지 국내외 해외주식 등 금융상품 가입 시 최대 100만 원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문자 메시지 이벤트를 진행하는 KB증권은 고객이 문자 수신일로부터 10일간 금융상품 신규 매수 100만 원 이상 시 백화점 상품권 1만 원권, 500만 원 이상 매수 시 2만 원권을 각각 지급한다.

환불금 지급 업무를 맡았던 한 증권사 PB는 “환불금이 청약 대출금 상환 건으로 은행으로 대다수 이체됐다”며 “이밖에 고객들은 10월 공모 예정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사기 위해 환불금을 CMA에 넣거나, 금융상품을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