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도 아닌데…화장품도 ‘당일배송 전쟁’ 왜?

입력 2020-09-08 16:34수정 2020-09-0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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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배송' 시장이 뜨겁다. 이커머스업계를 중심으로 한 빠른 배송 경쟁이 코로나19 사태로 화장품업계로까지 확산되면서 3시간내 배송, 심지어 1시간내 배송 서비스까지 도입되고 있다. 실제로 11번가에서 최근 결제된 화장품 카테고리 주문건수 총 52만 건 중 절반(약 22만건)이 당일 발송일 정도다.

(제공=CJ올리브영)

CJ올리브영은 자체 어플이나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3시간 안에 받아볼 수 있는 '오늘드림' 배송서비스 매장을 지난달 24일 약 100개 늘려 600개로 확대했다. 전체 매장의 절반 수준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증가하는 비대면 거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CJ올리브영의 8월 16일부터 9월 1일까지 즉시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 일평균 주문 상품 수는 5개월 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3월 22일~4월 19일) 기간보다 2배(101%) 늘었다.

GS리테일의 헬스엔뷰티(H&B) 스토어 '랄라블라'는 지난 3월 요기요를 통해 배달서비스를 개시해 요기요 앱으로 오전11시~오후10시까지 주문하면 1시간 내로 배달된다. 배달 부문 매출은 최근 일주일(8월26일~9월1일)간 전월 동기 대비 65.4% 늘었다. GS리테일은 당초 5개 역에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었지만, 배달 매출 증가로 9월 말까지 70여 점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11번가와 손을 잡았다. 11번가의 '오늘 발송서비스'로 아모레퍼시픽 전 품이 당일 발송돼 고객들이 최대한 빠르게 제품을 만나볼 수 있도록 준비중이라는 게 아모레퍼시픽 측의 설명이다. LG생활건강은 CJ대한통운과 지난 4월 계약을 맺은 뒤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 입고된 전 제품을 당일배송 서비스 중이다.

(자료=각 사)

올 하반기 '배달경쟁'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추석 명절 수요까지 겹쳐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올해 배송 물량은 코로나 확산으로 전년 대비 30% 늘었고 명절 배송 성수 기가 끼어 있는 하반기에는 최소 50~6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화장품 업계에서 격화되는 ‘배송전쟁’에 우려의 시각도 있다. 주문량 폭증에 따른 배달원 안전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 특히 업체가 배달원을 직고용하기보다는 중간에 중개 플랫폼ㆍ대행 플랫폼을 끼고 있는 경우가 많아 배달원에게 사고가 날 경우 책임 소재를 분명히 묻기 어렵다.

과거 피자업계는 '30분 배송 서비스'를 내걸고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매장이 불이익을 받아 도로 위 배달원들의 사고가 잇달았다. 피자브랜드는 결국 30분 배송 서비스를 폐지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언택트 소비가 자리잡다 보니 업계에서 배송시간 단축이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라면서 “과도한 경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속도 조절은 해야겠지만, 당장 외출을 위해 제품이 필요한 소비자 니즈를 외면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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