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들’ 운영자 “단체행동 강요하는 파업 압박이 있었다”

입력 2020-09-0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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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확대 재논의 등을 촉구하며 의사 가운을 벗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의료계 파업에 이어 의대생들까지 국가고시를 거부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의문을 제기한 의대생들의 모임인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들’의 운영자가 “위·아래서 다양한 압력들이 있었다. 사실상 단체행동을 강요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들’ 운영자는 1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익명으로 출연해 “선배들이 법적 고발까지 각오하면서 파업에 나서는데 너희들은 안 나서느냐는 식으로 압박이 가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운영자는 모임 설립 목적에 대해 “의사들이 공공의대나 지역 의사 부족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무조건 ‘반대’만을 앞세우는 상황에 대해서 회의를 느꼈다”며 “비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공유한 사람들이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모임이 만들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국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휴학과 국가시험 거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이름과 학년, 학번, 소속 학교까지 다 기재하게 해서 그 결과를 전부 공개했다. 실상 단체행동을 강요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 사회는 군대 같은 관계가 평생 지속된다”며 “의대 6년, 전공·수련의 과정을 받는 5년 동안에도 (위계질서가) 유지되고, 이런 선·후배 관계가 평생 유지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의사 커뮤니티 내부에선 ‘행정부가 의료공산화를 하려고 한다’, ‘의대생 증원을 하는 이유가 북한에 의사를 보내려고 하는 것이다’ 등의 발언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가 계속 파업을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선 “정부가 어떤 약속을 해도 못 믿겠다는 게 전공의나 의대생들의 정서인 것 같다”며 “정부가 자신들의 삶에 개입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 이번 정책의 철회가 (파업을 주도하는 단체에)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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