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해서 싫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도…"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과 몸싸움을 벌여 논란을 일으킨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을 감찰해 온 정진기(사법연수원 27기) 서울고검 검찰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31일 검찰에 따르면 정 감찰부장은 지난 27일 단행된 중간간부 인사 직후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정 감찰부장은 한 검사장이 정 부장검사를 독직(瀆職)폭행 혐의로 고소하고 감찰을 요청한 사안에 대해 조사해왔다.
그는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에 올린 사직 글에서 "검찰이 여러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 홀로 벗어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죄송하다"고 적었다.
이어 "검찰도 치밀한 증거 수집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한 후 올바른 법리를 적용해 사안에 맞는 결론을 내려야 국민이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가 당해서 싫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도 하지 말라는 공자님 말씀처럼 검찰도 사건 관계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감찰부장은 사법연수원 27기로 이달 초 이뤄진 고위 간부급 인사에서 검사장을 승진하지 못했다. 그는 최근 중간간부 인사에서 대구고검 검사로 전보돼 사실상 좌천이라는 평이 나왔다.
그는 서울지검 북부지청(현 북부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후 울산지검 특수부장, 인천지검 강력부장,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을 맡았다.
이번 인사를 전후로 지난주까지 정 감찰부장을 포함해 10여 명이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3일 자 인사인 만큼 그전까지 검사들의 줄사표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