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美대선] 트럼프, 흑인 피격사건 발생한 커노샤 방문 타진…관계자들 “오지말라” 거부

입력 2020-08-3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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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폭동 피해 점검차 방문”…위스콘신 주지사 “우리의 치유를 방해할 뿐” 거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허리케인 로라로 피해를 입은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시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레이크찰스/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피격 사건이 발생한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하기로 했다. 하지만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 등 위스콘신 관계자들은 상황을 악화하는 행동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3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에버스 주지사는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존재는 우리의 치유를 방해할 뿐”이라며 커노샤 방문을 재고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당신의 존재는 분열을 극복하고 함께 전진하기 위한 우리의 일을 지연시킬 뿐”이라며 노골적으로 그의 방문을 거부했다.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1일 커노샤를 방문해 폭동 피해를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의 부인이자 트럼프 선거 캠프의 선임 고문인 라라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대통령이 블레이크 가족과 연락을 하려 했지만 실제로 접촉을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만델라 반스 위스콘신 부지사는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존재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더 많은 적개심을 불러일으키고 더 많은 분열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대통령의 방문이 필요하지 않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반스의 인터뷰에 대해 백악관 관계자는 “최근 커노샤에서 일어난 폭동에 대해 부지사의 해결책은 무엇이냐”며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이 없었다면 커노샤 주민들은 아직도 두려움에 떨었을 것”이라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커노샤에 대통령이 방문할 경우 극우 성향을 띈 트럼프 지지자들이 몰려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앤디 베르그 커노샤 10구 카운티 이사회 의장은 “대통령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라며 “그들은 이 도시에 긍정적인 일을 하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존 안타라미안 커노샤 시장 역시 “지금은 대통령이 방문하기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며 “2주 후에는 괜찮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고 염려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커노샤 방문을 타진한 데는 11월 대통령선거 영향이 크다. 위스콘신주는 주요 스윙스테이트(경합 주)중 하나로 2016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간신히 승리한 곳이다. 이달 초 CNBC방송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지역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 3%포인트 차로 밀리고 있다.

제이컵 블레이크 피격 사건이란 23일 블레이크가 비무장 상태로 등 뒤에서 경찰에게 7발의 총격을 맞고 쓰러진 사건을 말한다. 블레이크가 총을 맞고 쓰러질 당시 자동차 안에는 그의 세 아들이 타고 있었다. 그의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퍼지자 커노샤를 중심으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발생해 주 방위군이 투입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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