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미안해하고 사과라도 해야"...기독교 정면 비판

입력 2020-08-2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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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반하장"..."종교가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주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기독교 지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일부 교회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미안해하고, 사과라도 해야한다", "적반하장" 등의 감정섞인 표현들까지 동원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한국 교회지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여전히 일부 교회에서는 대면 예배를 고수 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 목사를 염두에 둔 듯 "특정 교회에서는 정부의 방역 방침을 거부하고 오히려 방해를 하면서 지금까지 그 확진자가 1,000여 명에 육박하고, 그 교회 교인들이 참가한 집회로 인한 확진자도 거의 300명에 달하고 있다"며 "그 때문에 세계 방역의 모범으로 불리고 있던 우리 한국의 방역이 한순간에 위기를 맞고 있고, 나라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숨 돌리나 했던 국민들의 삶도 무너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의도한 바가 아니라 하더라도 일이 그쯤 되었으면 적어도 국민들에게 미안해하고, 사과라도 해야 할 텐데 오히려 지금까지도 적반하장으로 음모설을 주장하면서 큰소리를 치고 있고, 여전히 정부의 방역 조치에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집회 참가 사실이나 또는 동선을 계속 숨기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그런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일이 교회의 이름으로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그로 인해 온 국민이 피해를 입고 있지만 가장 직접적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바로 기독교"라면서 "극히 일부의 몰상식이 한국 교회 전체의 신망을 해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8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의 절반이 교회에서 일어났다"며 "이 바이러스는 종교나 신앙을 가리지 않는다. 예배나 기도가 그 마음의 평화를 줄 수는 있겠지만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주지는 못한다"고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감정이 북받친 듯 한동안 말을 멈춘 뒤 "방역은 신앙의 영역이 아니고,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라는 것을 모든 중교가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예배를 정상적으로 드리지 못하는 그런 고통이 매우 크겠지만 그런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오히려 함께 힘을 모아서 빨리 방역을 안정시키는 것이 하루빨리 정상적인 예배, 정상적인 신앙생활로 돌아가는 길"이라면서 "함께 힘을 모아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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